[푸드스캐너=송나리] 흑백요리사 시즌2를 계기로 봄나물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요리괴물 셰프의 트러플 봄나물 죽, 아기맹수 셰프의 두릅을 활용한 조선 잡채처럼 전통 식재료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장면들은 방송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데요. 특히 눈길을 끈 건 그 중심에 ‘봄나물’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제철 식재료의 영양적 가치와 스토리를 함께 소비하는 ‘로컬 제철 식재료+건강+미식’이라는 최근 푸드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죠.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봄동 비빔밥’ 역시 같은 흐름 속에 있습니다.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자라난 봄동이 1월부터 3월 사이 제철을 맞으면서 자연스럽게 식탁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죠. 지금 아니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계절 한정의 매력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또한 봄은 신진대사가 급격히 올라가는 계절입니다. 겨울보다 비타민과 무기질 필요량이 증가하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몸은 바빠지는데 저장해둔 영양은 이미 겨울에 거의 소진됐다는 겁니다. 이 공백을 봄동과 봄나물로도 자연스럽게 채울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제철을 맞은 봄나물과 봄동은, 겨울 동안 움츠려 들었던 우리 몸의 피로를 어떻게 달래 줄 수 있을까요?
고기보다 맛있네예, 봄동

봄동이 처음 화제가 된 건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1박 2일’ 방송에서 강호동이 봄동 비빔밥을 먹으며 “배추가 고기보다 맛있네예”라고 말하던 장면이 최근 다시 주목을 받았고, 이후 유튜브와 SNS을 중심으로 레시피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관심이 급증한 것입니다.
실제로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3월 3일 기준, 봄동 가격은 한 달 새 30% 가까이 오르며 출렁이고 있습니다. 인기에 힘입어 건강 효능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인데요.
봄동은 노지에서 겨울을 나며 잎이 옆으로 퍼진 개장형을 띤 배추로 항산화 성분과 식이섬유,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면역력 유지와 장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봄동은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가 풍부하다고 설명하는데요.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돼 세포 손상을 줄이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몸 건강을 유지해줘요. 항산화 작용은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줄여 노화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죠.
결국 유행을 타고 있는 봄동 비빔밥은 단순한 ‘트렌드 음식’을 넘어, 겨울 동안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제철 식재료로 의미를 더하고 있는 셈입니다.
제철 보약이라 불리는 봄나물

예부터 봄나물을 ‘제철 보약’이라 불리고 있죠. 봄나물에는 겨울을 견디며 땅속에 저장된 식물의 보호 성분, 즉 폴리페놀·사포닌·플라보노이드 같은 항산화 물질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이 성분들은 해독·항염·면역 조절과 깊은 관련이 있어요.
Asian Journal of Beauty & Cosmetology에 게재된 한국 경기대학교의 봄나물류 생리활성 연구에 따르면 냉이, 쑥 등 8종의 봄나물에서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고 항산화 활성이 뛰어났으며, 혈압 조절과 혈당 개선 관련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답니다.
기력 회복 담당 ‘냉이’

냉이는 아연·아르기닌·메티오닌 등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신진대사 활성화와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채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봄철 무기력과 춘곤증이 심하다면 냉이국 한 그릇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요. 냉이는 독이 없기 때문에 뜨거운 물에 헹궈서 먹어도 지장이 없습니다. 다만 냉이에는 칼슘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체내 결석을 악화시킬 수 있어 과다 섭취 또한 주의해 주세요!
한의학에서는 냉이가 간의 열을 내려 해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위장 기능을 강화해 소화불량을 개선하는 약초로 쓰인다고 하는데요. 동의보감에서도 냉이를 ‘간에 이로운 풀’로 기록했으며, 특히 뿌리 부분에 ‘콜린’ 성분이 풍부해 간 기능을 돕고 해독 작용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면역력 스위치 ‘쑥’

쑥은 봄나물 중에서도 베타카로틴 함량이 높은 식재료입니다. 베타카로틴, 비타민 C, 칼슘을 고루 갖춰 봄철 떨어지기 쉬운 방어력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죠.
쑥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세포 보호, 염증 감소, 면역 조절에 작용하고, 페놀 화합물은 면역 반응 조절 경로를 조정해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한다고 해요. 특히 쑥의 항산화 능력은 비타민 C와 결합해 세포 스트레스 저항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다만 ‘쑥’을 섭취 시에는 떡, 국, 전 등 다양하게 즐기되 하루 100g 이내로 섭취해 주세요!
천연 항생제 ‘달래’

달래는 동의보감에서 ‘산소’라고 언급됩니다. ‘산소’는 산에서 자라는 마늘이라는 뜻으로 매운맛부터 향, 모양까지 마늘과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달래 속 매운맛 정체는 알리신입니다. 이 성분은 마늘과 같은 성분으로 항균·항염 작용과 혈액순환 개선에 관여하는데요.
Springer Nature Link에 게재된 중국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알리신은 세포 스트레스와 염증을 억제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해요.
한국자원식물학회에 게재된 상지대학교의 연구에서는 달래 추출물을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달래 추출물을 투여한 그룹의 총 콜레스테롤 농도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낮았고, 혈장과 간에서도 지방 산패도 농도가 더 낮게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달래는 혈관 확장, 콜레스테롤 개선 효과로 ‘천연 항생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어요.
달래는 데쳐 먹는 것도 좋지만 생으로 먹으면 더 좋습니다. 열에 약하기 때문에 겉절이나 생채로 먹으면 영양 손실을 줄일 수 있고, 부족해진 비타민도 보충할 수 있어요.
산채의 왕 ‘두릅’

‘봄 두릅은 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두릅은 영양 밀도가 높은 봄나물입니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두릅은 다른 채소들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칼슘·철분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 A, B1, B2, C까지 함유되어 있다고 해요.
특히 쓴맛을 내는 사포닌은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당뇨병 환자에게 좋고 항암, 항염증, 항산화에도 뛰어난데요. 사포닌은 면역력 증진, 혈중 지질 개선, 항염 작용과 관련된 성분으로 식약처에서도 기능성을 인정한 물질이기도 합니다.
농업과학원에 따르면 참두릅 100g당 사포닌 함량은 약 8,486mg으로 홍삼보다 6배 이상 높게 나타났는데요. 두릅에 포함된 다양한 종류의 사포닌 성분들이 폐암·유방암·자궁암·대장암 세포에 항암 및 항염증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좋은 두릅,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요? 두릅의 어린순은 독성이 없지만 두릅나무 껍질의 독성은 인삼보다 10배나 높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이 먹으면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섭취 시에는 밑동의 나무 껍질 부분과 주변의 가시들을 제거한 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부드럽게 먹으면 좋습니다.
해독의 상징 ‘미나리’

미나리는 향이 세서 호불호가 갈린다는 말도 있지만, 그 향 속에 바로 해독의 답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미나리 특유의 향을 만드는 성분인 방향성 정유 성분인 테르펜류가 간 해독 효소 활성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줍니다.
또 미나리는 혈액순환과 염증 완화 측면에서도 주목받는 식재료입니다.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체내 활성산소를 줄이고 염증 반응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데요. 특히 봄철처럼 기온 변화가 크고 혈관의 수축·이완이 잦은 시기에는 이런 항산화 작용이 더 중요해집니다.
미나리에는 항염증 효과가 입증된 클로로젠산, 페룰로일퀴닉산, 루틴 등 다양한 페놀화합물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연구 결과 염증이 있는 면역세포에 미나리 추출물을 투입했을 때 그렇지 않은 세포보다 염증 매개체가 49-56% 적게 분비되었으며, 염증 물질 또한 36-60% 덜 생성되었죠.
또한 미나리는 수분과 식이섬유는 풍부합니다. 그래서 포만감을 높이고 체내 노폐물 배출을 돕는 데 유리하죠. 특히 칼륨 함량이 높아 나트륨 배출을 촉진해 봄철 부기 완화에도 효과적입니다. 쉽게 말해, 겨울 동안 탁해진 몸의 흐름을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미나리는 열에 약한 비타민 C와 향 성분이 많아 조리법에 따라 영양 차이가 크기 때문에, 살짝 데치거나 생으로 무쳐 먹거나 고기와 함께 짧은 시간 볶아내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봄나물, 이렇게 먹어야 안전하다

모든 봄나물이 생으로 먹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독성 성분이 있는 두릅·다래순·원추리·고사리 등의 봄나물은 반드시 끓는 물에 데쳐 독성 성분을 제거해야 한다고 해요.
또한 봄나물은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세척하고, 맨손으로 나물을 무칠 경우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반드시 일회용 장갑을 착용해 위생적으로 조리해야 합니다.
간혹 도시 강변 등에서 자라는 야생 봄나물을 채취해 드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야생 봄나물은 농약·중금속 등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 채취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마트 등에서 구매한 봄나물도 반드시 올바른 조리법을 지켜서 드셔야 해요.
계절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겨울은 몸을 움츠리게 하는 계절이고, 봄은 몸을 깨우는 계절입니다. 계절의 변화 속도에 몸이 따라가지 못할 때, 이 간극을 메워주는 가장 좋은 선택이 바로 봄동과 봄나물입니다.
올봄 보약이 필요하다면 시장부터 들러 보세요. 봄동 한 단, 냉이 한 줌, 달래 한 단, 두릅 몇 줄기면 충분합니다. 제철 봄 채소로 몸의 계절을 바꿔 가볍게 봄을 맞이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