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논쟁 뜨거운 설탕세, 비만·당뇨 예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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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논쟁 뜨거운 설탕세, 비만·당뇨 예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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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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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스캐너=송나리] 정부에서 설탕이 많이 함유된 식품과 음료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설탕세 도입을 제안했다. 비만과 당뇨 등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설탕 섭취를 줄이고, 그 세수를 지역사회 건강사업과 건강보험 재정에 활용하자는 취지다.

제안이 나오자마자 찬반 논쟁은 빠르게 달아올랐고 국회도 즉각 움직였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2월 3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1월 30일)은 각각 첨가당 함량에 따라 가당 음료를 제조·가공·수입·판매하는 사업자에게 부담금을 부과하고 이를 만성질환 예방과 공공의료에 사용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실 설탕세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에도 가당 음료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지난해에는 아동 비만율 증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며 전문가들 사이에서 설탕세 도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논의는 반복돼 왔지만, 번번이 사회적 합의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제적 흐름도 주목할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당 음료에 ‘건강세’를 부과하는 것이 질병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라고 권고해 왔다. WHO에 따르면 이미 100개국이 넘는 나라가 당류 음료에 세금을 매기고 있다. 특히 영국은 ‘소프트드링크 산업 부담금(Soft Drinks Industry Levy)’을 도입한 뒤 음료의 당 함량이 크게 낮아지는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우리도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비만과 혈당 관리에 관심이 많은 입장에서 보면 설득력 있는 제안처럼 들린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건강, 경제, 형평성, 개인의 선택권이 얽힌 복합적인 사안이 남아있다. 이제 질문은 이것이다. 설탕세는 과연 비만과 당뇨를 줄이는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설탕세인가, 설탕부담금인가



엄밀히 말하면 ‘설탕세’라는 표현은 부정확하다. 설탕 그 자체에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이 아니라, 당이 첨가된 식품에 부과하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설탕 과다사용 부담금’에 가깝다.

이 제도는 건강에 유해한 제품의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건강세(health tax)’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목적은 단순히 세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다.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를 줄이고 확보한 재원을 공공의료와 만성질환 예방 사업에 재투자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건강 수준을 개선하겠다는 정책이다.

사실 이런 방식은 낯설지 않다. 이미 우리는 담배를 통해 경험하고 있다. 1995년 국민건강증진법 시행 이후 담배 가격에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이 부과되고 있다. 현재 담배 한 갑에는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개별소비세, 부가가치세, 국민건강증진기금 등이 포함된다.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연간 담배 판매량은 43억5,990만 갑이었으나, 2020년에는 35억8,900만 갑 수준으로 감소했다. 물론 모든 감소가 세금 인상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격 정책이 소비 행태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 때문에 전문가와 정치권에서도 제도 도입의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다. 첫째, 부담금의 사용처가 명확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제도의 궁극적 목표가 ‘세금 확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상적인 상황은 세금을 많이 걷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당 함량을 줄이고 소비자가 선택을 바꾸면서 결국 걷을 세금이 없어지는 것이다.


설탕부담금, 왜 찬성하는가



의료·보건계는 설탕부담금 도입에 대체로 우호적이다. 지난 2월 5일 대한예방의학회가 개최한 설탕부담금 정책토론회에서는 소아·청소년 비만의 심각성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실제 수치는 우려를 뒷받침한다. 학생건강검사 표본통계를 보면 2015년 대비 2024년 초등학생 비만율은 1.67배, 중학생은 1.46배 증가했다. 성인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질병관리청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은 34.4%로, 3명 중 1명이 비만인 셈이다. 이는 2015년 26.3% 대비 8.1% 증가한 수치다.

당뇨병 증가세도 가파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당뇨병 환자는 약 383만 명으로 최근 5년간(2019~2023) 19% 증가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서는 2024년 한국인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이 57.2g으로, WHO 권고 기준인 50g 미만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설탕 과잉 섭취와 만성질환 증가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경고다.

치과계 역시 목소리를 냈다. 충치 환자가 연간 600만 명을 넘고, 충치 치료비가 2021년 이미 5,000억 원을 초과했다며 설탕부담금 도입과 이를 공공의료에 재투자하자는 제안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 여론 역시 비교적 우호적이다. 올해 1월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0.1%가 설탕부담금 도입에 찬성했다. 만성질환 유병률 상승과 높은 당 섭취 현실을 고려할 때,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찬성 측의 핵심 논리는 단순하다. 설탕부담금은 행태 변화 유도 장치라는 것이다. 기업이 당 함량을 낮추면 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소비자는 더 건강한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 가격 신호를 통해 기업의 레시피가 바뀌는 등 시장 구조가 변할 수 있다.

결국 설탕부담금은 시장의 방향을 건강 쪽으로 틀기 위한 정책이라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설탕, 특히 ‘가당음료’의 문제



설탕부담금 논의가 힘을 얻는 이유는 단순하다. 설탕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가당음료는 영양학적으로도 필수 식품이 아니다. 비타민이나 식이섬유 같은 영양소는 거의 없고, 빠르게 흡수되는 당만 다량 포함돼 있다. 문제는 이 ‘액체 당분’이 체내에서 예상보다 강한 대사적 영향을 남긴다는 점이다.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지방간,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치아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실제로 Nutrients에 게재된 스페인 연구팀 논문은 설탕 첨가 음료 섭취가 대사증후군 발생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탄산음료, 병 과일주스, 에너지음료, 밀크 쉐이크 등과 대사증후군 발생 사이에는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2019년 Obesity 학술지에 게재된 미국·뉴질랜드 공동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탄산음료와 같은 액상 첨가당은 고체 설탕보다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덴마크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유럽 청소년 심장 연구에서도 액상 첨가당 섭취는 총 에너지 섭취량과 무관하게 6년간 BMI와 허리둘레 증가를 예측하는 요인이었지만, 고체 당분 섭취에서는 같은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호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고했다. 액상 에너지 섭취는 총 열량 섭취와 관계없이 BMI 증가 폭이 더 컸고, 그 주된 원인은 청량음료였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날까. 액체 형태의 당은 식이섬유나 구조적 저항 없이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에 혈당과 인슐린을 급격히 올린다. 포만감은 적어 추가 섭취를 유도하기 쉽고, 간에서의 과당 대사는 지방 합성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가 쌓이면서, 설탕 전체가 아니라 특히 ‘가당음료’를 정책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해외 설탕부담금 성공사례



설탕부담금에 힘이 실리는 배경에는 해외 사례도 있다. 2016년 WHO는 건강한 식품과 음료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세금과 보조금 같은 가격 정책을 적극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이후 노르웨이(1920년대), 헝가리(2011), 핀란드(2012), 프랑스(2012), 멕시코(2014), 칠레(2014), 태국(2017), 필리핀(2018), 영국(2018), 아일랜드(2018) 등 여러 나라가 당류 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그중 가장 자주 언급되는 나라는 영국이다. 2018년 도입된 ‘청량음료 산업 부담금’은 소비자에게 세금을 직접 부과하기보다는 기업이 설탕 함량을 낮추도록 유도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제도 발표 후 시행까지 2년의 유예기간을 두었고, 설탕 함량에 따라 세율을 달리 적용하는 ‘티어(tier) 방식’을 도입했다. 목표는 세수 확보가 아니라 ‘성분 재조정’이었다.

성과는 비교적 분명하다. 제도 시행 이후 부담금 대상 음료의 평균 설탕 함량은 약 40~5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과세 대상이던 제품 상당수가 당 함량을 낮춰 비과세 구간으로 이동했다.

건강 지표에서도 일부 긍정적 변화가 관찰됐다. 2023년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제도 시행 약 19개월 후 10~11세 여아의 비만율이 약 8%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18세 미만 아동의 충치 관련 발치 입원 건수도 감소했으며, 특히 0~4세 영유아에서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는 보고가 나왔다.

영국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 기존 탄산음료 중심 과세에서 우유가 포함된 일부 가공 음료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멕시코는 2014년 설탕 함유 음료에 세금을 부과한 이후 비만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포르투갈 역시 매년 40~78건의 신규 비만 발생을 예방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사례가 말해주는 것은 단순하다. 설탕부담금은 ‘마법의 해결책’은 아니지만, 기업의 제품 구성을 바꾸고 소비 패턴을 조정하는 정책 도구로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20대·30대, 반대 의견이 압도적



설탕부담금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의 세 부담이 소비자 가격에 전가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저소득층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히 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월 4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설탕부담금 도입에 대해 찬성이 40.7%, 반대가 49.6%로 의견이 갈렸다. 특히 20대와 30대에서는 반대 비율이 높았다. 20대의 경우 반대가 68.5%, 30대는 58.0%였다.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찬반이 비교적 팽팽했다.

젊은 세대에서 반대가 높게 나타난 배경에는 설탕부담금을 ‘과도한 국가 개입’으로 보는 인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식습관 선택에 대해 국가가 가격 정책으로 개입하는 것은 자율성과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따라온다. 설탕이 빠진 자리를 다른 고열량 식품이 대체한다면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다. 실제로 비만과 대사 건강에는 설탕뿐 아니라 나트륨, 포화지방, 초가공식품 섭취, 신체활동 감소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정 성분 하나만을 겨냥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뒤따른다.

또 하나의 논점은 ‘대체당’ 문제다. 2023년 세계보건기구는 체중 감량 목적의 비설탕 감미료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같은 해 국제암연구기관은 아스파탐을 인체 발암 가능물질(Group 2B)로 분류했다. 또한 2025년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진이 동물실험에서 아스파탐이 혈관 염증 반응과 관련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체당 안전성에 대한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설탕부담금이 설탕 섭취를 줄이는 데는 기여할 수 있지만, 그 대안으로 선택되는 감미료의 건강 영향과 전체 식생활 패턴의 변화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정책이 의도하지 않은 또 다른 위험 요인을 낳을 가능성 역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미 제로의 시대



시장은 이미 빠르게 변하고 있다. 식음료업계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에 맞춰 당류를 줄인 저당·무당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제로 음료는 일시적 유행을 넘어 주요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고,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저당 식음료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조 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2030년에는 약 2조 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흐름을 보면 설탕 사용을 세금으로 억제하지 않더라도 기업과 소비자의 자발적인 변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세금은 수단일 뿐



그렇다면 굳이 세금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덴마크는 2011년 포화지방에 세금을 부과했다가 1년 만에 폐지했다. 미국은 일부 지역에서 설탕세를 시행하고 있지만, 연방 차원에서는 세금 도입 대신 영유아가 첨가당을 섭취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식생활 지침을 강화하는 등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렇게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답은 단순하지 않다. 세금은 하나의 정책 도구일 뿐이다. 설탕부담금이 아니더라도 건강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책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세금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고 사회적 합의를 얻을 수 있는가다.

제도가 도입된다면 당 함량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 적용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 천연당과 첨가당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등 정교한 설계가 전제돼야 한다. 충분한 논의와 합의 없이 추진된다면 정책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설탕부담금, 개인적으로는 찬성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이 어쩔 수 없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보다 더 나은 식음료 시장 환경이 조성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물론 가당음료를 적게 마시면 덜 위험하고, 많이 섭취하면 더 위험하다. 개인이 노력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비만과 당뇨는 개인의 생활습관 차원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됐다. 개인이 홀로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요소들이 많다.

설탕부담금이 도입되더라도 과세 기준과 정책 설계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제도 마련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그리고 개인의 노력이 함께한다면 우리는 조금 더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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