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캐너=송나리]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은 건강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때다. 특히 1월은 기습적인 한파에 혈관이 반복적으로 수축하고 이완하면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기 쉽다. 심근경색은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미리’ 예방하고, ‘바로’ 대처하는 일이다. 특히, 전문가들이 심근경색 예방에 대해 한 목소리로 강조하는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운동과 식습관이다.
심장이 보내는 SOS, ‘심근경색’ 알아두자

겨울은 우리 몸의 혈관이 가장 예민해지는 계절이다. 심장도 예외가 아니다. 차가워진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진다. 실제로 심근경색 환자는 한겨울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관심질병 통계 분석 결과를 보면 최근 3년간(2022~2024년) 심근경색 월평균 입원 환자 수는 12월 2953명에서 1월 3282명으로 뚜렷하게 증가했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심근)이 혈액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괴사하는 질환이다. 심장에 혈액을 보내는 관상동맥이 혈전이나 콜레스테롤 찌꺼기 등에 의해 막히면, 산소와 영양 공급이 차단되면서 심장이 ‘숨을 쉬지 못하는’ 상태에 빠진다. 이 때문에 발병 후 불과 몇 분 사이에도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과 달리,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통증은 ‘콕콕 쑤시는’ 양상이 아니다. 가슴을 무겁게 누르거나 조이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며 통증이 어깨나 팔, 목으로 퍼지기도 한다. 숨이 막히듯 답답하거나 체한 것 같은 불편감이 동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나 식은땀이 나타난다면, 이는 심장이 보내는 명백한 긴급 신호다. 기억해야 할 한 가지. 가슴이 평소와 다르게 답답하거나 통증이 지속된다면 “괜찮겠지” 하고 넘기지 말고,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조용하지만 꾸준히 늘어나는 심근경색

숫자는 그 자체로 경고음을 낼 때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심근경색 환자 수가 2020년 12만 1천여 명에서 2024년 14만 2천여 명으로 약 18% 가까이 증가했다. 4년 사이에 꽤 가파른 상승세다. 통계청의 2023년 사망원인 통계에서도 심장질환은 암에 이어 우리나라 주요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한다. 인구 10만 명당 64.8명이 심장질환으로 목숨을 잃었고, 특히 40대 이후부터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건 급성 심근경색의 치명률이다. 초기 사망률이 약 30%에 달하고, 절반 이상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생명을 잃는다.
심근경색, 예방 가능하다

심장은 매일 쉼 없이 일한다. 그만큼 작은 습관 하나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다. 다행히 심근경색은 생활습관과 음식 관리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다. 그렇다면 ‘심장을 아끼는 루틴’, 어떻게 만들까.
1. 식탁 위의 작은 변화부터
심장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 솔직하게 반응한다. 기름지고 짠 음식, 과도한 포화지방과 나트륨, 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은 혈관을 서서히 약화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식탁 위에서부터 변화가 필요하다. 조금 덜 짜고, 조금 덜 기름지게. 그리고 채소, 통곡물, 견과, 생선, 과일로 채워 보자.
실제로 이러한 변화가 심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근거도 있다. 2023년 BMJ에 실린 미국·캐나다·중국·콜롬비아 공동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신체활동이나 다른 중재를 병행하지 않더라도 지중해식 및 저지방 식단을 장려하는 식이만으로도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에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과 비치명적 심근경색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귀리
귀리는 심장 건강 식단의 ‘1순위 곡물’로 꼽힌다.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이 풍부해 LDL(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 벽에 기름기가 끼는 걸 막아준다. 영양학 저널에 실린 중국 연구팀의 연구에서도 통곡물 귀리 섭취가 총 콜레스테롤, LDL 수치를 모두 개선한 것으로 보고됐다. 따뜻한 귀리죽이나 오트밀 한 그릇의 아침이 심장을 가볍게 만들어줄 것이다.
현미
현미도 대표적인 통곡물 식품으로 가공을 최소화한 덕분에 섬유질, 마그네슘, 항산화물질 등 주요 영양소가 그대로 살아 있다. 이러한 통곡물은 혈압을 낮추고 혈관 염증을 줄이며, LDL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BMC의학 저널에 게재된 미국 연구팀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 남녀 3개 코호트를 30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매일 16g의 통곡물 섭취가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7%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이 효과가 통곡물 전반 뿐 아니라 현미를 개별적으로 섭취한 경우에도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아보카도
아보카도는 불포화지방산, 비타민E, 칼륨, 루테인이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 염증을 완화해 대표적인 심혈관 보호 식품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2022년 미국 심장협회 저널에 실린 미국 연구에서 아보카도 섭취가 많을수록 심혈관 및 관상동맥 질환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보고됐다. 2024년 발표된 남호주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의 논문에 따르면 아보카도 섭취가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총콜레스테롤 및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슈퍼푸드’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아몬드&땅콩
견과류 한 줌은 훌륭한 간식이자 심장을 위한 건강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아몬드와 땅콩에는 불포화지방산, 식이섬유, 비타민E가 풍부해 혈관 염증을 줄이고, 혈중 지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Nutrition에 실린 스페인·미국 연구팀의 논문에서는 땅콩 섭취가 중성지방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며, 건강한 땅콩 섭취자는 대조군에 비해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려면 소금이나 설탕이 첨가되지 않은 견과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어
연어는 심장 건강에 최적화된 단백질 공급원으로 꼽힌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 지방산은 혈액 응고를 억제하고 혈압을 낮추는 한편, 염증 반응을 완화해 심혈관계에 다각적인 긍정 효과를 낸다. 실제로 2021년 Nutrition에 게재된 중국 칭다오대학교 영양보건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생선 섭취는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과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구진은 메타분석을 통해 생선과 해양 오메가-3 다가불포화지방산 섭취량을 분석한 결과, 해양 n-3 다가불포화지방산 섭취가 많을수록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한다고 보고했다.
다만 조리할 때는 튀김보다는 굽거나 찌는 방식이 권장되며, 소금이나 버터 사용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베리류
라즈베리, 블루베리, 딸기 등 베리류는 안토시아닌, 엘라그산, 비타민C가 풍부해 심장 건강에 유익한 식품군이다. 이 항산화 성분들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내피세포 기능을 개선해 혈류를 매끄럽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과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의 연구에서는 베리류의 안토시아닌을 꾸준히 섭취하면 심장마비 위험이 32%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콩&렌틸콩
콩류도 심장 건강을 위한 영양 밀도가 높은 식품이다. 콩에는 단백질과 식이섬유, 비타민 B군, 미네랄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조절과 혈당 안정화에 탁월하다. 2022년 NMCD에 게재된 그리스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콩류 섭취는 심혈관 질환 및 관상동맥 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었으며 주당 400g 섭취량이 최적의 심혈관 건강 증진 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씨
아마씨에는 알파리놀렌산과 수용성 섬유질이 풍부하다. 이 조합은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며 LDL 콜레스테롤의 체외 배출을 촉진한다. 실제로 2019년 국제예방의학저널에 게제된 연구에 따르면 아마씨 가루를 섭취한 실험군에서 중성지방,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이 모두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간단한 아침 식사 팁으로, 아마씨 가루를 오트밀에 뿌려 먹는 것을 추천한다는 영양학자의 조언도 있다. 이렇게 섭취하면 포만감을 높이고 심장 보호 효과는 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통째로 먹으면 흡수가 어렵기 때문에 가루 형태로 갈아 먹는 것이 좋다.
사과
마지막으로 사과는 일상에서 가장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심장 건강 식품이다. 사과에는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주요 영양소들이 다양하게 함유되어 있다. 칼륨이 혈압을 조절하고 수용성 섬유질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플라보노이드·퀘르세틴 등의 항산화 물질은 심장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는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혈관 노화를 방지한다. 이는 실제 연구 결과로도 입증되었다. 2021년 심혈관 의학 리뷰에 실린 중국 연구팀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사과 또는 사과 폴리페놀을 섭취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고, 염증 지표인 C-반응성 단백질(CRP) 수치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과 또는 사과 폴리페놀 섭취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

2. 몸을 꾸준히, 무리하지 않게
음식과 더불어 평소 운동은 심장을 가장 든든하게 지켜주는 보험이라고 볼 수 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심장 건강을 지켜주고 비만도 예방할 수 있다. 격렬한 고강도의 운동보다는 매일 30분 이상 꾸준히 할 수 있는 빠르게 걷기, 수영, 조깅, 자전거타기 등을 추천한다. 특히 계단 오르기는 수많은 전문가가 추천하는 운동법 중 하나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한 번의 운동으로 여러 건강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10층 계단을 1주일에 두 번만 올라도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률이 2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스트레스와 담배는 멀리, 정기검진은 가깝게
흡연도 심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암 진단 후에도 흡연을 지속하면 심근경색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한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암 환자를 대상으로 흡연 지속 여부를 분석한 결과 지속 흡연군은 비흡연군 대비 심근경색 위험이 64% 높았다고 보고했다.
또한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근무 환경과 장시간 근무 역시 급성 심장정지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비만, 과음, 운동 부족, 만성 스트레스 역시 혈관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 요소다.
그러나 심장은 언제나 회복의 여지를 남겨둔다. 정기적인 검진과 작은 생활습관의 변화만으로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겨울은 단순히 날씨가 추워지는 계절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쉽게 지치는 계절이기도 하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그래서 한겨울일수록 ‘’나를 돌보는 작은 습관’이 더욱 중요하다. 비싼 영양제보다 따뜻한 차 한 잔, 슈퍼푸드, 심장 건강에 좋은 과일 한 조각이 몸을 회복시켜 준다. 찬바람이 매서운 지금, 잠시 멈춰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 작은 습관들이 쌓여 당신의 심장을 단단히 지켜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