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캐너=양민영] 계절을 가리지 않는 ‘식중독’. 오늘은 식중독의 위험성과 예방 핵심 수칙, 그리고 다시 데워 먹으면 안 되는 음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세계적으로 식중독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 건강에 위협적으로 다가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식중독 사건으로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입원한 사건이 있었죠. 당시 즉석 파스타 식품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돼 문제가 되었는데요.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리콜 리스트를 계속해서 업데이트 하며, 집에 있는 즉석 파스타를 모두 확인하라고 반복적으로 경고를 한 바 있습니다.
베트남에서도 집단 식중독이 발생해 논란이 되었죠. 호치민의 한 반미 체인점에서 만든 음식을 먹은 뒤 316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였고, 그 원인이 살모넬라균인 것으로 확인되었는데요.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속초의 한 호텔 투숙객들이 잇따라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설 정도였습니다.
식중독이란?

식중독은 쉽게 말하면, 유해 미생물 또는 독성 물질이 든 음식을 먹고 몸에 병이 생기는 것이에요. 보건복지부에서는 식중독을 미생물에 의한 것과 화학물질에 의한 것으로 나누고 있는데요. WHO에 따르면 살모넬라·리스테리아 같은 세균성 식중독과 노로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성 식중독이 매우 흔하다고 해요.
특히 미국 즉석 파스타에서 검출된 리스테리아는 식중독균 중에서도 다소 특이한 성격을 가진 미생물입니다. 보통의 박테리아는 낮은 온도에서 활동이 크게 줄지만, 리스테리아는 냉장 온도에서도 생존 및 증식이 가능하죠. 그래서 음식을 차갑게 보관하는 것도 안전지대에 속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잠복기도 독특해서 섭취한 날 바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최대 10주 후 발현되는 경우도 있어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약 1,600명이 리스테리아에 감염되고, 그 중 약 260명이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전형적으로 구토·설사·복통·발열 등이 있고, 때로는 근육통·두통 같은 전신 증세도 나타날 수 있어요. 노인, 임산부, 만성질환자처럼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심할 경우 패혈증·탈수·장기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합니다. 이번에 미국에서 발생한 리스테리아균 식중독 사건도 감염자 중 임산부 1명이 유산을 겪은 것으로 보고됐어요.
식중독, 겨울에는 괜찮을까?

겨울이라고 식중독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충북보건환경연구원 보고에 따르면 작년 초 겨울철 집단식중독 의심 환자 중 노로바이러스 양성률이 56.6%에 달했습니다. 2023년 20.8%, 2024년 44.4%, 2025년 56.6%로 수치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주로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노로바이러스 인한 식중독이 발생합니다. 게다가 겨울에는 야외 활동보다는 실내에서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커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구토물이나 변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2차 감염 유발 및 집단 감염 발생 위험이 증가합니다.
특히 어린이집·유치원 같은 영유아 시설은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위험이 더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요. 영유아들은 면역력이 약하고 손 씻기나 위생 습관이 성인보다 덜 굳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집단 발병이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울산대학교병원 뉴스룸에 따르면 노로바이러스는 특별한 항바이러스제가 없어서 수분 보충과 휴식이 가장 기본이며, 소아나 노약자는 탈수 위험이 크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겨울철에도 난방이 잘 되는 곳이 많아 겨울철에도 노로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성 식중독 외에도 세균성 식중독이 함께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겨울에도 방심하지 말고 음식 보관과 섭취에 유의해야 합니다.
식중독 예방하는 핵심 수칙

음식 조리 시 ‘씻고, 익히고, 끓이기’ 수칙은 반드시 지켜 주세요. 국민재난안전포털의 식중독 예방 수칙에 따르면 칼과 도마 등 조리도구는 육류용과 채소용 등 용도별로 분리해서 사용하고, 음용수는 되도록 끓여서 섭취해야 합니다. 조리 후 남은 음식은 바로 냉장 보관한 뒤, 다시 먹을 때는 반드시 충분히 재가열해야 하는데요. 차가운 음식은 5℃ 이하, 뜨거운 음식은 60℃ 이상에서 보관해 주는 것이 좋고, 육류는 중심온도 75℃ 이상, 어패류는 85℃ 이상에서 충분히 조리해야 합니다.
특히 조리된 지 6시간이 지난 음식은 이미 세균 증식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만약 재가열하기 전에 음식 냄새나 색이 이상하다면 바로 버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일부 음식들은 재가열 시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하여 섭취해야 해요.
다시 데워 먹으면 안 되는 음식

남은 음식을 전자레인지로 간단하게 데워 먹는 건 이제 일상이 되었는데요. 다시 데워 먹으면 식중독 위험이 높아지거나 발암 물질을 유발하는 음식들이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특히 단백질이 풍부하거나 저장·재가열이 까다로운 식품들은 다시 데울 경우,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어요.
밥(쌀류)
유럽식약청은 쌀이 들어간 음식은 절대로 두 번 이상 데우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PMC에 등록된 스페인 연구팀의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sereus) 논문에 따르면, 쌀에 존재할 수 있는 바실러스 세레우스라는 포자형 세균은 조리 중 죽지 않고 포자 형태로 살아남았다가 밥이 실온에 방치되면 증식해 독소를 만들어낸다고 해요. 중요한 건 열을 가해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네덜란드 농업부에 따르면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만드는 독소는 구토, 설사, 메스꺼움 등의 위장 질환을 일으킨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밥은 조리 직후 빠르게 냉장 보관하고, 재가열 시에는 전체 온도가 최소 74℃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닭고기
닭고기는 살모넬라균의 오염 가능성이 높은 식품 중 하나입니다. 미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닭고기를 다시 데워 먹을 때에는 반드시 가장 두꺼운 부분의 전체 온도가 75℃ 이상 도달해야 하고, 전자레인지로 살짝 데우기만 하면 일부 부위가 차갑게 남아 위험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적절한 온도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의 닭고기를 섭취하면 식중독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데운다는 생각보다는 음식 속에서 뜨겁게 김이 날 때까지 데우거나 재조리가 필요합니다.

달걀
달걀은 많은 사람들이 간단하게 즐겨 먹는 식재료인데요. 달걀을 다시 데워 먹을 경우 단백질 산화 및 세균 오염 위험이 크다는 사실! FDA에 따르면 달걀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 재가열 시 영양 손실·산화 등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고, 보관이 잘못되면 세균 오염 위험이 더 커지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달걀처럼 단백질이 많은 식품들은 재가열 시 주의가 필요하며, 되도록 조리 후 24시간 이내에 차갑게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금치
시금치 같은 잎줄기채소는 질산염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근육 강화와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다시 데워 먹는 것은 피해야 하는데요. PMC에 등록된 중국과 미국 공동 연구팀의 조리 후 잎채소의 위험을 평가한 논문에 따르면, 시금치를 고온에서 가열하거나 다시 데울 때 질산염이 아질산염으로, 또 그 후엔 식도암·위암·비인두암의 원인이 되는 발암성 화합물인 니트로사민으로 바뀔 수 있어요.
‘몸에 좋은 채소니까 데워 먹어도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데워 먹었다간 건강에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감자
감자는 한 번 조리한 뒤 실온에 오래 두었다가 재가열하면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Clostridium botulinum)과 같은 위험 세균이 증식할 수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 균에 의한 식중독은 사망률이 30% 이상일 정도로 매우 치명적인데요.
영국 그리니치 대학교 자연자원연구소의 식품 안전 전문가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 생산하는 치명적인 독소는 재가열 과정에서 파괴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독소로 인해 발생하는 보툴리누스 중독은 초기에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를 유발하고, 악화되면 근육 약화를 일으켜 마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요.
오일
감자튀김처럼 올리브유, 카놀라유 등의 오일로 조리된 음식은 재가열 과정에서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 등의 발암 가능 물질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국제암연구소는 아크릴아마이드를 인체 발암 우려 물질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유럽 식품 안전청은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를 줄일 것을 권고하며, 재가열 자체가 ‘절대 금지’는 아니지만 자주·고온으로 재가열하는 습관은 줄이는 게 좋다고 밝혔습니다.
분유
아기가 먹는 분유는 특히 재가열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남은 분유를 재사용하거나 재가열할 때 세균 오염 위험이 큽니다. 특히 준비된 분유는 먹기 시작한 후 1시간 안에 사용을 권장하고, 준비 후 2시간 안에 먹지 않을 경우엔 바로 냉장 보관하고 24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미국 비영리 식품 안전 단체 FigthBAC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남은 분유 속에는 아기의 입에서 넘어온 박테리아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원래 병이나 통에 보관하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독일 연방 위해 평가연구소의 권고에서도 남은 분유를 다시 가열하거나 장시간 보관하는 것은 병원성 세균 증식 위험이 크기 때문에, 남은 분유는 즉시 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회복하고 싶다면

WHO에 따르면 식중독에 걸렸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수분과 전해질 보충입니다. 병원성 대장균 등이 원인이 되면 복통, 설사, 구토, 탈수처럼 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특히 영유아나 고령자는 탈수가 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이온 음료나 전해질이 섞인 물을 하루 1리터 이상 마시는 것이 권고됩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는 “구토나 복통이 심할 땐 물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수액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라고 말합니다.
만약 물이 잘 넘어가지 않을 때는 WHO의 권고처럼 물 1리터에 설탕 약 20g, 소금 약 3.5g을 섞어 충분히 마시는 게 도움이 됩니다. 설사가 조금 가라앉기 시작하면, 바로 기름진 음식보다는 미음이나 쌀죽처럼 부드럽고 소화가 쉬운 담백한 음식을 천천히 섭취해 주세요.
식품 안전 습관, 우리 삶의 방패

식중독 관련 뉴스를 볼 때면 ‘뭐 하나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게 있긴 한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식탁을 지키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해요. 재료를 제대로 씻고, 조리 후에는 빠르게 보관하고, 다시 데울 땐 음식 전체가 고르게 뜨거워지도록 충분히 가열하는 것. 아주 기본적인 행동들만 지켜도 식중독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즉석식품·밀키트 같은 제품들이 흔하고, 남은 음식을 다시 데워 먹는 게 일상이 되면서 ‘보관 – 가열 - 섭취’ 과정 전체가 새로운 감염 변수가 되고 있어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음식을 한 번 데웠다면 다시 데우지 말 것을 강조하고, 유럽식약청도 보관 온도 오류가 식중독의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죠. 한 번 방심하는 순간, 우리 집 냉장고가 가장 큰 취약 지점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남은 음식을 대할 때엔 조금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아깝다’라는 마음보다 ‘안전한가?’라는 기준을 앞에 두기. 뚜껑을 열었을 때 냄새가 이상하다면 과감히 버리고, 의심스러운 음식은 절대 입으로 확인하지 않는 습관. 이런 사소한 선택들이 결국 내 몸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방패가 됩니다. 먹는 건 안전하게 조리하고, 남은 음식을 다시 먹는 건 신중하게 결정하시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