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캐너=송나리] 지난해 여름, 건강검진 결과를 들으러 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의 말을 들었다. 비타민D 수치가 매우 낮게 나왔다는 것이다. 의사는 “이 정도 수치는 보통 60대 이상에서나 볼 수 있다. 벌써 이러면 안 된다. 지금 상태면 주사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말하며 나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비타민 D 결핍 여부는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혈중 비타민D 수치가 30ng/mL 이상이면 정상, 20~30ng/mL는 부족, 20ng/mL 미만은 결핍으로 분류된다. 당시 내 수치는 9ng/mL였다. 의사의 놀란 반응이 과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비타민D는 흔히 ‘뼈 건강 비타민’으로 알려져 있지만 역할은 그보다 훨씬 넓다. 칼슘 흡수를 촉진해 골밀도를 유지하고, 근손실을 억제하며 근육 생성에 관여한다. 면역 기능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비타민D가 부족하면 몸 곳곳에서 연쇄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뼈와 근육 통증, 골다공증 위험 증가, 만성 피로와 우울감이 대표적이다.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각종 만성질환 위험과도 맞물린다.
보스턴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비타민D 연구의 권위자인 마이클 홀릭 박사는 “비타민D 결핍은 고혈압, 당뇨병, 우울증, 치매, 골다공증, 특정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과 연관되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나의 경우 역시 골다공증 소견과 비타민D 결핍이 동시에 발견된, 말 그대로 ‘콤보’ 상태였다.
하지만 이 문제는 결코 나 만의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비타민D 부족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에 속한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약 73~80%가 비타민D 부족 또는 결핍 상태에 해당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보면 2024년 한 해 동안 비타민D 결핍으로 병·의원에서 주사 치료나 보충제 처방을 받은 환자만 약 25만 명에 달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상황이 더 악화된다. 태양 고도가 낮아지고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피부를 통한 비타민D 합성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겨울은 동시에 각종 호흡기 감염이 유행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비타민D 관리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혹시 이 이야기가 남 일처럼 들리지 않는다면 지금이 바로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점검해야 할 때다. 겨울에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D,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겨울철 비타민D 결핍 주의

겨울철 비타민D 보충은 단순한 영양 관리 차원을 넘어 계절성 건강 이슈로 꼽힌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독감과 감기 같은 호흡기 감염이 빠르게 늘어나는데 이때 면역세포의 정상적인 활동을 돕는 비타민D의 역할이 특히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학술지 BMJ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낮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호흡기 감염 위험이 약 30% 더 높게 나타났다. 비타민D가 면역 반응의 균형을 조절하고 과도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데 관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겨울철 결핍이 도마위에 오르는 이유는 명확하다.
문제는 겨울이 되면 비타민D를 충분히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전문 정보들에 따르면 한국인의 혈중 비타민D 농도는 여름철에 비해 겨울철에 평균 20~30% 이상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단순한 체감이 아니라 실제 연구 결과에서도 동일한 흐름이 확인된다. 한국건강관리협회가 2013년 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13개 도시의 검진센터를 방문한 성인 17,252명을 대상으로 혈청 비타민D 농도를 분석한 결과 1~2월에 가장 낮고 8~10월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에 따라 비타민D 상태가 뚜렷하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알 수 있다. 공중보건영양학에 게재된 서울대학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비타민D 결핍 유병률은 봄 89.1%, 여름 53.7%, 가을 63.9%, 겨울 90.5%로 나타났다. 특히 겨울철 결핍률이 가장 높았다는 점은 성장기 건강 관리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햇빛 노출이 줄어드는 계절, 몸은 이미 비타민D 부족 신호를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겨울철 비타민 D 관리는 선택이 아니라 면역과 전반적인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기본 조건에 가깝다.
우리 몸의 필수 영양소, 비타민D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햇볕을 통해 피부에서 합성되기 때문에 ‘Sunlight vitamin’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자외선 합성, 음식이나 보충제를 통해 섭취된 비타민D는 이후 우리 몸 곳곳에서 다양한 생리 작용을 수행한다.
칼슘 흡수 촉진→뼈 형성·유지, 골다공증 예방
비타민D의 가장 잘 알려진 역할은 단연 뼈 건강이다.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촉진하고 이 미네랄들이 뼈에 제대로 침착되도록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아무리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더라도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비타민D가 부족할 경우 성장기에는 구루병이 나타날 수 있고 성인에서는 골연화증이나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골밀도 감소가 곧 골절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비타민D는 특정 시기만이 아니라 평생 관리가 필요한 영양소로 꼽힌다.
이 같은 역할은 연구 결과로도 뒷받침된다. 2011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VU 대학병원 연구팀은 비타민D 상태가 골밀도 및 골 대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보고했다.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 보충은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었으며 비타민D와 칼슘을 함께 섭취한 여러 무작위 대조 시험에서는 골절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 기능 조절
비타민D는 면역 세포에 직접 작용해 면역 반응의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선천면역과 후천면역 모두에 관여하며 필요 이상으로 과열된 염증 반응은 억제하고, 외부 병원체에 맞서는 면역 반응은 적절히 활성화하도록 돕는다. 면역 체계의 ‘브레이크이자 가속페달’ 같은 존재인 셈이다.
이 때문에 비타민D는 감염성 질환은 물론 알레르기 질환과 자가면역 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꾸준히 연구되어 왔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철에 비타민D 결핍이 더욱 문제로 지적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2년 식품과학과 산업 저널에 게재된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연구진의 논문에서는 비타민D 결핍이 류마티스와 같은 자가면역 질환뿐 아니라 집먼지 진드기와 꽃가루 알레르기, 아토피, 천식 등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했다. 비타민D가 면역 반응의 균형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외부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연구도 있다. 2017년 BMJ에 게재된 영국·미국·캐나다·뉴질랜드·이스라엘 등 공동 연구진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비타민D 보충은 연구에 참여한 모든 대상자에서 급성 호흡기 감염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감기나 호흡기 감염에 더 쉽게 노출되는 사람일수록 비타민D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세포 및 근육 기능 조절
비타민D는 뼈뿐 아니라 근육 세포에도 직접 작용한다. 실제로 근육 세포에는 비타민D 수용체가 존재하며 이를 통해 근력 유지와 근육 기능 조절에 관여한다. 비타민D가 충분할 경우 근육 수축과 신경 전달이 원활해져 균형 감각과 운동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비타민D가 부족하면 근육 약화와 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다. 특별한 운동이나 외상이 없는데도 몸 여기저기가 쿡쿡 쑤시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나 근육 사용 문제가 아니라 비타민D 결핍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이러한 근육 기능 저하가 낙상 위험 증가로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비타민D 부족은 만성적인 피로감으로도 나타난다. 충분히 잠을 자고 휴식을 취했음에도 피로가 쉽게 가시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한 과로와는 다른, 이유 없는 무기력감에 가깝다. 비타민D는 세포 내 에너지 발전소로 불리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관여하는데 이 영양소가 부족하면 에너지 생산 효율이 떨어져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이러한 연관성은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2019년 Nutrients에 게재된 이탈리아·스페인 공동 연구에서는 피로를 호소하는 노인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비타민D 상태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피로가 있는 대상자들이 피로가 없는 대상자에 비해 비타민D 수치가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육 회복과 재생 측면에서도 비타민D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023년 Nutrients에 게재된 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D는 근세포 분화와 미토콘드리아 호흡을 촉진하고 혈관 신생과 근육 기능 및 크기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 또한 수술 후 회복 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도 보고되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지는 순간, 그 신호는 근육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타민D는 움직임의 질과 회복력을 좌우하는 조용한 조력자다.

뇌 건강&신경전달물질 조절
뇌와 중추신경계에도 작용한다. 실제로 뇌 조직 곳곳에는 비타민D 수용체가 분포해 있으며 활성형 비타민D는 이 수용체와 결합해 신경세포의 기능과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통해 신경계 전반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관여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경계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뇌에서 염증 반응이 과도하게 지속되면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이 흐트러지고 이는 기분 저하나 인지 기능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신경전달물질 조절과의 연관성도 더해진다. 비타민D는 기분과 정서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 등의 생성·조절 과정에 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균형이 깨질 경우 우울감이나 무력감이 나타날 수 있는 이유다.
햇빛 노출이 줄어드는 겨울철에 주로 나타나는 계절성 정서 장애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된다. 낮은 비타민D 수치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며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고 불안이 심해지거나 의욕 저하와 무기력감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스트레스나 일시적인 기분 변화가 아니라 비타민D 결핍의 신호일 수 있다. 이 같은 연관성은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2023년 분자생물학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카자흐스탄 연구진의 논문은 신경 건강에서 비타민D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비타민D가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기분 조절에 핵심적인 신경전달물질의 합성에 기여한다고 보고했다.
장기적인 뇌 건강과의 연관성도 주목할 만하다. 비타민D는 신경세포의 성장과 분화, 신경전달물질 합성에 관여하며 뇌세포를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결핍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신경세포 손상이 빨라지고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실제로 BMC에 게재된 오스트리아 다뉴브대학교 연구팀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비타민D 결핍이 심각한 사람은 비타민D가 충분한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2024년 발표된 중국 연구팀의 메타분석에서는 비타민D 결핍이 치매 위험을 1.42배,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1.57배 증가시키며, 인지 장애 위험 역시 34% 높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다.
비타민D 결핍이 만성질환으로…

비타민D 결핍은 의외로 사소해 보이는 증상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건강 전문 매체 프리벤션은 비타민D 결핍의 신호 중 하나로 ‘이유 없는 땀’을 꼽는다. 날씨가 덥지도 않고 활동량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자꾸 땀이 난다면 단순한 체질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비타민D 결핍은 다양한 만성질환과도 연관된다. 비타민D가 면역 조절, 세포 기능 유지, 염증 반응 완화 등 전신 건강에 관여하는 다기능 영양소이기 때문에 결핍 상태가 지속될 경우 만성질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심혈관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대규모 연구도 있다. 2022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 연구팀은 영국인 약 29만 명을 대상으로 비타민D 수치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비타민D 결핍자는 정상 수치를 유지한 사람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 조절과의 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비타민D 수용체는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에도 존재하는데 비타민D 수치가 낮아지면 이 수용체의 기능이 저하되어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는 결국 혈당 조절 능력을 떨어뜨리고,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일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팀은 메타분석을 통해 비타민D 보충 후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의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했다. 또한 2025년 BMC 저널에 발표된 예멘 연구팀의 논문에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비타민D 결핍 유병률이 40%로 건강한 대조군의 20%에 비해 두 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비타민 D 수치가 낮을수록 인슐린 저항성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식탁에서 챙길 수 있는 비타민D 공급원

전문가들은 비타민D 합성을 위해 충분한 햇빛 노출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겨울은 상황이 다르다. 일조 시간이 짧아지고 추운 날씨 탓에 외출 자체가 줄어든다. 설령 밖에 나간다 해도 두꺼운 외투와 긴 옷차림은 피부가 햇빛을 직접 받기 어렵게 만든다. 이런 이유로 겨울철에는 햇빛만으로 비타민D를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이 계절에는 식탁에서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진다.
연어, 고등어 등 등푸른생선
비타민D를 식품으로 보충할 때 가장 확실한 선택지는 지방이 많은 등 푸른 생선이다. 자연식품 중에서도 비타민D 함량이 특히 높은 식품군에 속한다. 미국 농무부(USDA) 식품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연어, 고등어, 삼치, 정어리, 청어 등은 100g만 섭취해도 약 200~600IU의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PNS에 게재된 영국 연구 논문에 따르면, 일주일에 1~2회 기름진 생선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비타민D 수치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70세의 건강한 남녀 165명을 대상으로 기름진 생선을 주 1~2회 섭취하도록 권장한 그룹과 거의 섭취하지 않는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식이 패턴을 조정한 12주 후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약 9.2nmol/L 유의하게 증가했다.
국내 연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된다. 2013년 동덕여자대학교 임상영양학과 연구팀은 혈청 비타민D 농도와 주요 비타민D 함유 식품 섭취 빈도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고등어와 멸치, 전체 어류, 그리고 우유의 섭취 빈도가 높을수록 혈청 비타민D 농도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햇빛이 부족한 계절, 등 푸른 생선은 가장 현실적인 비타민D 대안이다. 일주일에 몇 번의 생선 선택이 겨울철 비타민D 격차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굴
겨울 제철 식재료인 굴 역시 비타민 D를 보충하기에 훌륭한 선택지다. 굴은 저칼로리이면서도 아연·철분·칼슘·마그네슘 같은 필수 미네랄과 비타민 A·D가 풍부해 영양학적 밀도가 높아 ‘바다의 우유’로 불린다. 호주의 식품 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생굴 100g 기준으로 약 80IU의 비타민D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다만 겨울철 굴은 노로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있어 섭취 방법에 주의가 필요하다. 생굴보다는 굴국밥, 굴칼국수, 굴전, 굴솥밥처럼 충분히 익혀 먹는 방식이 가장 안전하다. 제철의 영양을 누리되, 조리법까지 신경 쓰는 것이 건강한 선택이다.

비타민D 강화우유
비타민D는 유제품을 통해서도 일부 보충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비타민D를 강화한 우유나 요거트, 두유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대한의학회지에 발표된 서울대학교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식이 요인 중 비타민D의 주요 공급원인 유제품과 지방이 많은 생선을 자주 섭취하는 식습관은 혈청 비타민D 수치 증가와 유의미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꼭 비타민D 강화 우유가 아니더라도 일반 유제품으로도 일부 비타민D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해외 연구에서는 비타민D 강화 식품에 대한 연구 결과가 보고된다. 미국 임상영양학회지에 실린 덴마크 공과대학 국립식품연구소의 연구에서는 겨울철에 비타민D가 강화된 우유와 빵을 섭취하도록 한 결과 혈청 비타민D 농도의 계절적 감소를 완화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햇빛이 부족한 겨울철, 강화식품이 현실적인 보완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타민D가 강화된 우유는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서울우유 뼈에 고칼슘 우유는 일반 우유 대비 칼슘을 2.25배 강화했으며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3도 강화했다. 제품 설명에 따르면 한 컵으로 1일 섭취량 50%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된다.
빙그레의 아연 플러스 우유도 있다.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하루 두 잔(400ml) 섭취로 아연과 비타민D의 1일 영양 성분 기준치를 100% 충족할 수 있다.

햇빛에 말린 표고버섯
햇빛에 말린 표고버섯은 ‘식물성 비타민D 덩어리’라 불릴 만큼 비타민D 함량이 높다. 겨울철 국물 요리나 전골에 활용하면 부담 없이 비타민D를 보충할 수 있는 식재료다. 특히 비타민D는 열에 비교적 강한 영양소라 끓이거나 볶는 조리 과정에서도 손실이 크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햇볕을 쬐면 체내에서 비타민D가 합성되듯 버섯 역시 자외선을 받으면 비타민D 함량이 증가하며, 채소 중 유일하다. 그 중에서도 표고버섯은 비타민D 전구체인 에르고스테롤이 가장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경성대학교 제약공학과 연구팀이 버섯 5종의 비타민D 관련 성분을 분석한 결과 표고버섯에서 에르고스테롤 함량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양송이·느타리·새송이·팽이버섯 순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표고버섯은 먹기 전에 생버섯을 햇볕에 말려 섭취하는 것이 특히 좋다. 실제 해당 실험에서 자외선을 쬔 표고버섯의 경우 에르고칼시페롤(식물성 비타민D₂) 함량이 76㎍/g으로 측정됐는데 이는 약 304IU/g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말린 표고버섯 한줌 만으로도 겨울철 비타민D 보충에 적잖은 도움이 되는 셈이다.

달걀
달걀은 일상 식단에서 비교적 쉽게 비타민D를 보충할 수 있는 식품이다. 특히 노른자에 비타민D가 집중돼 있어 하루 1~2개의 달걀 섭취는 실천하기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미국 농무부(USDA) 식품 데이터에 따르면 달걀에는 100g당 약 80IU의 비타민D가 함유돼 있다.
달걀 섭취와 비타민D 상태의 연관성은 임상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2022년 영양학저널에 발표된 호주 디킨대학교 연구팀은 겨울철 달걀 섭취량에 따른 혈중 비타민D 변화를 분석했다. 25~40세 성인 51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한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참가자들은 주당 달걀 2개, 7개, 12개 섭취 그룹으로 나뉘었다.
그 결과 주당 7개와 12개 섭취군에서는 혈청 비타민D 농도가 유의미하게 유지 또는 증가한 반면 2개 섭취군에서는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통해 주당 달걀 7개 수준의 섭취가 겨울철 비타민D 감소를 완화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한국영양학회는 비타민D의 하루 권장 섭취량으로 성인 400IU, 노년층 600IU를 제시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이보다 다소 높은 기준을 적용해 19~70세는 600IU, 71세 이상은 800IU를 권장한다. 특히 햇빛 노출이 부족한 겨울철이거나 실내 생활이 잦다면 이러한 권장 기준을 참고해 비타민D 섭취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다만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인 만큼 과도한 섭취는 주의가 필요하다. 필요 이상으로 보충제를 복용할 경우 혈중 칼슘 농도가 상승해 구토, 피로, 변비, 신장 이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의료진들은 이러한 비타민D 독성은 일반적인 햇볕 노출이나 음식 섭취만으로는 발생하기 어렵고 주로 무분별한 고용량 보충제 섭취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강릉아산병원 교수 역시 “비타민D는 햇볕과 식단만으로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는 영양소”라며, “필요 이상으로 보충제에 의존하기보다는 일상 속 자외선 노출과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등푸른생선, 달걀, 버섯, 우유, 굴 모두 우리 일상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들인 만큼 오늘 저녁부터라도 식단을 신경써 보는 것, 그리고 볕이 좋은 시간대에 산책을 즐겨 보는 것. 이런 작은 실천들이 겨울철 비타민D 관리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