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시 플레저’s pick, 국내 베이커리의 새로운 바람 ‘건강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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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 플레저’s pick, 국내 베이커리의 새로운 바람 ‘건강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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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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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스캐너=송나리] 아침 한끼를 간단히 해결해 주는 식빵, 바쁠 때 손쉽게 집어 드는 샌드위치. 빵은 이렇게 우리 식습관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아왔다. 하지만 지금, 그 익숙한 빵의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슬로우에이징과 함께 헬시 플레저를 중시하는 MZ세대에게, 글루텐이 가득한 밀가루 빵은 건강을 위협하는 음식이 된 것이다. 


이 변화에 맞춰 베이커리 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글루텐이 없는 곡물빵, 당 걱정 없는 저당빵 등 다양한 건강빵을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시장조사미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 글루텐프리 제품 시장 규모는 1억 6560만 달러. 그리고 2025년은 1억 7944만 달러로 추산된다. 2035년에는 4억 6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2035년 연평균 성장률은 8.36%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빵은 좋은데, 내 속은 왜 힘들까? 



우리는 흔히 ‘밥 배와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 라고 말할 정도로, 식후 커피와 함께 빵을 즐겨왔다. 한때는 유명 베이커리 가게 오픈런이 당연했을 정도였고, 달고 자극적인 빵일수록 잘 팔리곤 했다. 나 또한 디저트로 빵을 자주 즐겼고, 때로는 식사 대용으로도 종종 찾았으며, 유명한 빵집은 꼭 가봐야 적성이 풀렸다. 하지만 어느 순간 빵을 먹은 날이면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되지 않기 시작했다. 식사 대신 먹은 날에는 심하게 졸리기까지 했다. 혹시 이런 경험, 당신도 있지 않은가? 



보통 우리가 먹는 빵은 흰 밀가루를 기본으로 만든다. 여기에 단맛을 내는 설탕과 빵을 부풀게 하는 효모, 풍미와 식감을 보완해주는 소금과 버터 등이 더해진다. 시중 가공 빵에는 각종 첨가물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사실상 빵은 칼로리는 높고 영양은 부족한 음식으로 꼽히기도 한다.


문제는 밀가루가 정제 탄수화물이라는 점이다. 흡수 속도가 빨라 혈당을 급격하게 올린다. 이 때문에  빵을 먹으면 혈당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가짜 배고픔’을 느끼기도 하고, 장기적으로는 당뇨와 비만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게다가 정제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면 몸속 염증 반응이 촉진된다. 그리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지고 결국 심혈관질환, 지방간, 피부 트러블까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2023년 Frontiers in Nutrition에 실린 메타분석에서 20개 이상의 코호트 연구를 종합한 결과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은 그룹은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약 15% 높게 나타났다. 특히 백미·정제 곡류 등 고혈당지수(GI) 식품 중심의 식단일수록 위험도가 더 컸으며, 아시아 인구군에서 이 경향이 뚜렷했다. 연구진은 “복합탄수화물·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정제 탄수화물 비중을 줄이는 것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빵을 먹고 나서 속이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차고 복통이 생긴 적이 있다면, 이는 글루텐 때문이다. 글루텐은 밀 속에 들어 있는 단백질로, 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할 때 형성된다. 우리가 빵과 면, 피자를 먹을 때 느끼는 쫄깃한 식감이 바로 이 글루텐 덕분이다. 문제는 글루텐의 단백질 구조가 단단해 소화 효소가 쉽게 분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글루텐이 포함된 빵을 먹었을 때 복부팽만감이나 더부룩함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듯 빵이 몸에 부담을 준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사람들은 점점 밀가루 빵 대신 더 건강한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밀가루 빵 대신 글루텐프리 빵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실제로 세계적으로도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 규모는 2021년 78억달러에서 2026년에는 116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흰 밀가루 대신 통곡물, '건강빵'



그렇다면 건강빵은 무엇이 다를까? 건강빵은 흰 밀가루 대신 영양과 소화를 고려한 재료로 만든다. 통밀, 잡곡, 귀리처럼 곡물을 겨와 배아까지 통째로 사용한다. 대표적인 예로 호밀빵, 통밀빵, 잡곡빵이 여기에 해당된다. 때로는 퀴노아, 병아리콩가루, 메밀가루, 아몬드가루 등 글루텐프리 곡물을 활용하기도 한다. 설탕과 버터 대신 꿀, 올리브유, 대추, 코코넛오일 같은 대체제로 단맛을 은은하게 유지하는 것도 특징이다. 


건강빵은 자극적인 소스 대신 견과류와 씨앗류로 영양과 식감을 더하고, 발효 방식도 차별화된다. 이스트로 단기간에 발효하는 일반 빵과 달리 천연 발효종을 사용해 장시간 발효하여 만든다. 당연히 첨가물도 최대한 배제된다. 



물론 처음 건강빵을 접하면 조금 낯설 수 있다. 부드럽고 달콤한 밀가루 빵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건강빵이 오히려 딱딱하고 맛이 밍밍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연히 처음 통곡물로 만든 빵을 먹었을 때가 생각난다. 나도 처음 한 입 먹었을 때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아 당황한 적이 있다. 하지만 먹을수록 담백함과 고소한 맛이 올라왔고, 씹는 맛이 살아 있어 생각보다 괜찮네?” 라고 느꼈다. 그리고 이제는 베이커리 가게에 가면 자연스레 건강빵을 찾고는 한다.



빵도 건강하게 먹자



사람들이 달고 부드러운 밀가루 빵 대신 담백하고 고소한 건강빵을 찾게 되는 이유는 바로 건강 때문이다. 올해 주요 트렌드였던 ‘저속노화’, ‘헬시 플레저’ 이러한 열풍으로 혈당 등 건강 관리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건강빵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건강빵이 이렇게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안정적인 혈당 관리

건강빵의 주재료인 통곡물은 일반적으로 혈당지수가 낮다. 그래서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을 방지해 준다. 혈당이 오르락내리락 하지 않으니, 금세 배고프지 않고 에너지가 꾸준히 유지된다. 간식에 자꾸 손이 가거나 오후에 피로가 급 몰려오는 일도 줄어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실제로 미국 터프츠대학교에 있는 진 메이어 미국농무부 노인영양연구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매일 3인분의 통곡물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통곡물을 적게 섭취하는 사람에 비해 허리둘레, 혈압, 혈당이 적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든든하고 편안한 속

통곡물, 귀리, 잡곡 등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든든함은 물론이고 장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게다가 건강빵은 글루텐 함량이 낮고 샤워도우 같은 천연 발효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화가 한결 편하다. 밀가루 빵을 먹었을 때보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차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


영양도 챙기고 체중감량도 하고

건강빵에는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 건강한 지방까지 들어 있어, 단순히 탄수화물로만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영양을 균형있게 챙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정제 밀가루와 설탕 대신 자연 재료를 사용해 칼로리 부담이 적어 체중 감량에도 도움을 준다. Nutrients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성인 과체중자를 대상으로 일반적인 빵과 저인슐린 자극(저속흡수 탄수화물) 빵을 3개월간 비교한 결과 저인슐린 자극 빵을 섭취한 그룹에서 체중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일반 빵을 섭취한 대조군에서는 체중 변화가 거의 없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통해, 칼로리는 비슷하더라도 빵의 종류와 체내 인슐린 반응이 체중 관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가격보다는 원료와 영양



다만, 한가지 단점은 있다. 일반 밀가루 빵보다 가격이 높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빵을 찾는 소비자는 점점 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가격보다는 원료와 영양을 꼼꼼하게 따진다. 저속노화 트렌드에 맞는 빵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농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빵이나 떡류를 고를 때 소비자들은 가격보다는 맛, 품질, 건강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40.6%는 ‘다양하고 새로운 맛’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골랐고, 이어서는 ‘원료의 품질과 안전성’이 25.7%를 차지했다. 반면 ‘저렴한 가격’을 선택한 비율은 3.7%에 불과했다. 


헬시 플레저가 트렌드인 지금, 단순히 저렴한 가격보다는 건강과 원료를 우선시하는 소비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최근 통밀빵과 호밀빵의 검색 순위 상승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 속에서 ‘건강빵’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스테디셀러를 향해 가는 ‘건강빵’



이러한 흐름 속에서 베이커리 업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미 통곡물로 만든 빵이나 글루텐프리, 저당빵 등 다양한 건강빵을 출시하며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이미 파리바게트는 저속노화 열풍을 제대로 타며 노를 젖고 있다. 건강빵 브랜드인 ‘파란라벨’을 론칭하여 단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300만 개를 돌파했다. 여기에 파란라벨 라인업을 모든 베이커리 카테고리로 확대할 예정이다. 빵 뿐 아니라 샌드위치, 케이크, 음료, 디저트까지 제품군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푸드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 이마트 내 베이커리 매장에서 출시한 ‘통밀곡물쌀빵’은 출시 3주만에 누적 판매량 1만 5000개를 돌파했다. 신세계푸드는 앞으로도 신제품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며 이미 지난 8월부터는 건강빵 전용 존도 별도로 운영 중이다.


빵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다만 이제는 달콤하고 부드럽기만 한 빵이 아니라, 속을 편안하게 하고 혈당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을 뿐이다. ‘맛있으면서도 건강한 음식’을 원하는 MZ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베이커리 업계도 계속해서 새로운 건강빵을 선보이고 있다. 건강빵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우리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어쩌면 당연한 흐름일지도 모른다. 조만간 건강빵은 특별한 트렌드를 넘어 베이커리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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