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캐너=양민영] 하루가 다르게 바람이 차가워지고 있죠? 아침 출근길,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아, 진짜 겨울이구나’ 싶어지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혹시 알고 계셨나요? 11월부터 2월까지 뇌졸중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다는 사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에 뇌졸중 진료 건수가 확연히 증가하는데요. 지난해 뇌졸중 환자는 총 65만 3275명으로, 2009년 52만 4689명에 비해 약 24.3% 늘었어요. 겨울이면 “감기 조심하세요”라는 말보다 사실은 “뇌혈관 조심하세요”가 더 필요한 셈이죠.
뇌졸중은 암, 심장질환, 폐렴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4위인 중증 질환으로,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또는 터지면서(뇌출혈)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오고, 한 번 손상된 뇌세포는 회복이 매우 어려워 ‘골든타임’이 생사를 가른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죠. 문제는… 이 위험이 지금 더 커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왜 겨울에 뇌졸중이 확 증가할까?

겨울철엔 몸이 체온을 지키기 위해 혈관을 꽉 조여 잡습니다. 이 과정에서 혈압이 상승하고, 좁아진 혈관에 혈류 저하가 발생하며 혈관 벽에 부담이 커지게 되는데요. 여기에 짠 음식, 국물 위주의 식사, 가공 식품 섭취가 더해지면 혈관은 이중으로 부담을 받게 됩니다. 의료계에서는 이를 ‘겨울철 뇌졸중 발생의 대표적 기전’이라고 설명하는데요.
추위가 혈관을 수축하게 하고, 혈관이 수축하면 혈압이 상승하고, 혈압이 상승하면 뇌혈관 위험이 증가합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이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해요.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 사망의 53%가 고혈압에서 시작되며, 뇌졸중 사망의 58%도 고혈압에서 기인한다고 해요.
여기에 부정맥도 문제예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 분석 결과 부정맥 환자는 최근 5년간 약 25% 증가했는데, 그중 가장 위험한 종류인 심방세동은 뇌졸중 위험을 5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겨울은 말 그대로 심장과 혈관이 동시에 긴장하는 계절입니다.
젊은 층에서도 뇌졸중 위험이 커지는 이유

"뇌졸중은 어른들 얘기 아닌가요?"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지만, 최근 동향은 다릅니다. 젊은 층에서도 뇌졸중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거든요. 2024년 미국 심장학회의 통계 분석에서도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서 뇌·심혈관 질환 관련 위험지표가 악화되는 경향이 보고되었어요. 왜 요즘 젊은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걸까요?
이 변화의 중심에는 식사 패턴의 서구화가 있습니다. 고열량·고지방 식사,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 잦은 외식과 배달 음식. 여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스트레스, 수면 부족이 더해지면서 혈관 노화가 앞당겨지고 있는 거죠. 특히 비만과 복부비만은 젊은 층 뇌졸중 위험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여러 연구에서 정상 체중이더라도 복부비만이 있으면 뇌졸중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로,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가 혈관 나이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만·대사증후군의 조기화
미국 심장 협회는 여러 보고서를 통해 20-50대 젊은 성인의 뇌졸중이 증가하는 주된 원인이 ‘비만, 대사증후군, 고혈압, 당뇨의 조기화’라고 지적했습니다. 현대인에게 서구화된 식사, 고열량·정제 탄수화물 식단, 야근·불규칙한 생활패턴이 반복되면서 뇌혈관 손상이 더 이른 시기에 시작되고 있는 건데요. 비만, 특히 복부비만은 인슐린 저항성·만성 염증·호르몬·지질 이상을 일으켜 동맥 경화와 혈전 형성 위험을 높입니다.
미국 국립도서관에 등록된 메릴랜드 대학교 연구팀의 15-49세를 대상으로 한 논문에 따르면 비만이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으며, 중국 연구팀의 메타 분석에서도 젊은 성인의 비만 또는 과체중이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Springer Nature Link에 실린 중국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체질량지수뿐 아니라 복부비만 여부가 뇌졸중 위험을 예측하는 민감한 지표가 될 수 있으며 정상 BMI라도 복부비만이 있으면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과도한 음주로 인한 심방세동
과한 음주, 특히 단기간에 많이 마시는 술은 심방세동 발생을 촉진합니다. 미국 국립도서관에 등록된 남아메리카·미국·영국 공동 연구팀의 문헌 리뷰에 따르면 과한 음주가 심방세동 발병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기존에 심장 질환이 없는 사람들이 폭음(과한 음주)을 하게 되면 교감 활동 증가 및 미주신경 감소로 심박수 변동성이 증가되어 심방세동 발생률이 증가하게 된다고 해요.
심방세동은 심장 내 혈전이 떨어져 뇌혈관을 막는 색전성 뇌경색의 대표적 원인으로, 심방세동 환자는 심방세동을 겪지 않는 사람보다 뇌졸중 위험이 매우 높은데요. 서울아산병원 뇌졸중센터에 따르면 심혈관이 좁아지거나 심혈관에 혈전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생길 경우 뇌 혈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해요. 특히 심방세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정상인보다 5배 높다고 합니다.
만성 스트레스·수면 부족·과로
지속적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교감신경 과활성, 염증, 대사 이상을 초래해 혈압·혈당·지질을 악화시킵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젊은층에서도 심뇌혈관계 손상이 빨라지고 뇌졸중 발병 요인이 되는 건데요. 미국 심장 학회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젊은 연령의 심뇌혈관 위험을 낮춘다고 권고합니다. 즉, 옛날에는 나이가 큰 위험 요소였다면 요즘엔 생활 패턴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어요.
재택 근무·좌식 생활로 늘어난 ‘오래 앉아 있기’
몸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혈류 정체, 대사 이상(인슐린 저항 등), 염증 수치 증가를 초래합니다. PMC에 등록된 중국 정저우대학교 연구팀의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신체 활동 부족과 장시간 좌식이 뇌졸중 위험을 유의하게 올린다고 보고됐어요. 즉, 앉아 있는 생활 자체가 젊더라도 뇌혈관에는 누적 손상을 주는 겁니다.
뇌졸중, 위험 신호는 이렇게 나타난다

뇌졸중의 무서움은 갑자기 온다는 데 있습니다. 대한뇌졸중학회에서는 기억하기 쉽게 ‘이웃손발시선’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이웃: “이~” 하고 웃을 때 입꼬리가 한쪽만 올라가는지
손: 양팔을 앞으로 뻗었을 때 한쪽 팔이 아래로 떨어지는지
발: 말이 어눌하거나 발음이 꼬이지 않는지
시선: 눈동자가 한쪽으로 쏠리는지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이상이 있다면 즉시 뇌졸중을 의심하고 병원에 가야 합니다. 이 외에도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 어지럼증, 한쪽 시야가 흐리거나 두 개로 보이는 시야 이상 증상도 주요 경고 신호입니다. 특히 발병 후 3시간 이내 치료 시작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기준으로 제시되는데요. 이 시간을 놓치면 평생 회복이 어려운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어떤 이상도 ‘조금 쉬면 괜찮겠지’라고 넘기면 절대 안 됩니다.
식습관이 뇌혈관 건강을 좌우한다

뇌졸중 예방은 결국 생활 습관에서 결정됩니다. 그중에서도 식단과 영양 관리는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죠. 심뇌혈관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특정 음식 하나의 효과보다 식습관 전체의 방향성이 뇌졸중 위험을 결정한다고 말합니다. 채소를 먹을지, 고기를 줄일지보다 ‘평소 무엇을 자주, 어떤 비율로 먹는가’가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거죠.
지중해식 – 가장 견고한 예방 전략
가장 먼저 언급되는 건 역시 지중해식 식단입니다. 올해 PMC에 등록된 미국·이탈리아·헝가리 공동 연구팀의 대규모 메타 분석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을 준수하는 것이 뇌졸중 위험을 크게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중해식 식단을 꾸준히 실천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약 12% 낮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지중해식이 특히 강력한 이유는 혈압과 염증, 산화 스트레스, 혈소판 응집 같은 다양한 뇌혈관 위험 요인을 한꺼번에 눌러주기 때문인데요. 여러 연구에서도 채소·과일·통곡물·생선·올리브오일 중심의 지중해식 식단이 혈관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발표되었어요.
국제 분자 과학 저널에 실린 이탈리아 연구팀의 지중해 식단 논문에 따르면 2년 동안 지중해식 식단과 지방이 부족한 식단을 비교했을 때 지중해 식단이 관상동맥 및 뇌혈관 질환을 5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중해식 식단을 절대적으로 준수할수록 허혈성 및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또, MDPI의 Nutrients에 등록된 포르투갈 연구팀의 무작위 임상 시험에서도 지중해식 식단이 내장 지방, 혈장 중성지방 수치와 같은 심혈관 위험 요인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이 입증되었는데요. 연구진들은 채식을 풍부하게 하고, 붉은 고기를 제외한 육류 소비를 줄이며, 전분이 많은 음식을 줄이고, 다불포화 지방산, 통곡물, 과일, 채소가 풍부한 음식의 소비를 촉진하는 식단을 섭취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과일·채소 – 뇌혈관 건강의 기본값
과일과 채소에는 항산화 비타민, 식이섬유, 무기질, 폴리페놀 등 뇌·혈관 건강에 유리한 성분이 많습니다. 이 성분들은 곧 혈관 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혈압과 염증 반응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죠.
2022년 Springer Nature Link에 등록된 중국 의과대학 신경과 연구팀의 메타 분석 검토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 섭취가 높은 사람들은 혈압이 안정되고 염증 반응이 억제되고 혈관 산화 스트레스가 감소해 뇌졸중 위험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어요. 특히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에 모두 보호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 국민건강영양조사 2010-2011 조사를 기반으로 한 경북대학교 교육대학원의 논문에서도 과일과 채소를 자주, 그리고 다양하게 섭취한 사람은 향후 10년간 심혈관질환 예측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칼륨·오메가 – 혈압과 혈관 건강을 지키는 파트너
칼륨이 풍부한 식품과 오메가-3 지방산을 포함한 식단도 뇌혈관 건강에 중요합니다. 칼륨은 나트륨 배설을 촉진해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칼륨 섭취가 많을수록 뇌졸중 등 심뇌혈관 사건 위험이 줄어들게 됩니다.
WHO는 혈압과 심혈관 질환, 뇌졸중 및 관상동맥 심장 질환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칼륨 섭취를 늘릴 것을 권장하는데요. 칼륨이 풍부한 콩·완두콩, 견과류, 시금치·양배추·파슬리·토마토와 같은 채소와 바나나·파파야·대추와 같은 과일을 섭취하면 혈관에 무리가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오메가-3 지방산은 혈관 내 염증을 낮추고, 혈관 탄력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요. 특히 고등어 같은 등푸른생선은 뇌와 혈관 모두에 좋은 지방을 제공합니다. Asia Pacific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학술지에 등록된 중국 연구팀의 메타 분석에 따르면 생선(특히 등푸른생선) 섭취가 많은 집단에서 전체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관찰되었어요.

마그네슘 – 혈압을 끌어내리는 영양소
마그네슘은 혈관 근육 이완과 전해질 균형에 관여해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줍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비영리 단체의 저널 PLOS One에 실린 중국 연구팀의 메타 분석에 따르면, 식이성 마그네슘 섭취와 뇌졸중 위험이 역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즉, 마그네슘 섭취가 높을수록 뇌졸중 위험이 감소한 결과가 나타난 거죠. 마그네슘은 견과류·콩류·통곡물·호박씨에 풍부하니 평상시 한 줌 정도 간식으로 챙겨 먹으면 좋습니다.
식이섬유 - 혈관 벽을 지탱해 주는 영양소
귀리·잡곡·통곡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완만하게 만들어 뇌혈관 위험을 낮춥니다.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에 등록된 중국 베이징대학교 연구팀의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통곡물·식이섬유 섭취량이 높을수록 제2형 당뇨 발생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뇌졸중의 주요 위험 요인인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을 낮춰 직접적인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건데요. 매끼 밥의 1/3만이라도 현미, 귀리, 보리 등으로 바꾼다면 하루 식이섬유 섭취가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나트륨 줄이기 – 효과 빠른 전략
WHO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뇌졸중 사망자의 약 58%는 고혈압에서 기인할 정도로 고혈압은 뇌졸중의 최대 위험 요인입니다. 고혈압의 주범 중 하나는 나트륨 과다 섭취인데요. 즉, 나트륨 과다 섭취가 고혈압 위험을 높이고, 뇌졸중 위험과도 직결되는 것이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인 평균 나트륨 섭취는 권장량을 훨씬 웃돌기 때문에 나트륨이 많은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식탁에서 국물, 절임, 가공식품을 줄이고 소스와 장류의 사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해요.
결국 뇌졸중 예방의 핵심은 ‘지금부터’

겨울은 우리 몸의 혈관을 가장 빠르고 강하게 흔드는 계절입니다. 그렇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조금 더 규칙적으로, 조금 더 균형 있게 생활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니까요.
국물 한 모금 줄이고, 한 끼만이라도 통곡물로 바꾸고, 주 2회는 등푸른생선을 챙기고, 냉장고에는 채소와 과일을 늘 준비해 두기. 우리 몸은 우리가 먹는 방식 그대로 반응합니다. 올 겨울만큼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에 머무르지 말고, 혈관까지 따뜻하게 하는 선택을 해 보세요. 오늘의 식탁이 내일의 건강을 지켜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