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이후 전 세계가 주목해! K-매운맛, 건강엔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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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이후 전 세계가 주목해! K-매운맛, 건강엔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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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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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스캐너=송나리] 2025년 하반기, 전 세계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홀렸다. 국내외 팬 모두 K콘텐츠에 열광했고, 그 불길은 음악을 넘어 K푸드로 번졌다. 특히 작품 속 주인공들이 김밥과 컵라면을 먹는 장면은 폭발적인 반응을 불렀다. 외국 팬들이 그대로 따라 먹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K매운맛에 대한 관심도 순식간에 뜨거워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농심은 ‘케데헌 스페셜 패키지 신라면컵’을 출시했다. 놀랍게도 1차 판매에서 단 100초만에 6000개가 완판됐다. 이 흥행의 뒤에는 또 다른 주인공, 삼양의 불닭볶음면이 있다. K매운맛의 원조이자 이미 ‘불닭 챌린지’로 전 세계를 불태운 장본인이다. 국내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매운맛의 열기는 여전하다. ‘맵찔이’ ‘맵부심’ 같은 단어가 일상어가 됐고, 매운맛 전문 식당인 ‘맵집’도 인기다. 심지어 ‘위쑤시개’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불닭이 쏘아 올린 K매운맛, 케데헌이 밀었다



올 하반기에는 식품업계에서 ‘면비디아’라는 말이 돌았다. 엔비디아 주가처럼 K라면이 세계를 뒤흔든다는 뜻이다. 실제로 수치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CU에 따르면 케데헌 이후 지난 7~8월 해외 결제 수단 이용 건수가 전년동기 대비 158% 급증했다. 특히 김밥 매출은 무려 231% 폭등했다. 치즈불닭, 불제육 등 매운 라인업이 이 성장을 이끌었다.


라면 판매도 심상치 않다. CU 라면 매출은 99% 증가했고,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 역시 중국 카드 매출 기준으로 컵라면 매출이 100% 상승했다. 이마트24 외국인 관광객 밀집 지역 매장에서는 컵라면 매출이 20%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보면 8월 라면 수출액은 12억2천100만달러(약 1조6천926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케데헌 이후로 K매운맛은 이제 단순한 식품을 넘어 경제를 움직이는 하나의 파급력이 되었다.



물론, 이 붐의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닭볶음면이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다. 기존과 다른 매운맛 척도를 제시하며 K매운맛 세계화의 문을 열었다. 불닭볶음면은 강렬한 경험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했고, 그 결과 ‘불닭 챌린지’와 ‘매운맛 리액션 콘텐츠’ 같은 글로벌 바이럴 현상을 만들어냈다. 지금은 하나의 놀이 문화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매운맛으로 자리 잡았다.


이 열풍 덕분에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고속 성장을 이어가며 누적판매량 80억개, 불닭소스는 50여 개국으로 수출되는 성과를 거뒀다. 마지막 한방으로, ‘케데헌’에서 주인공들이 불닭 소스를 연상시키는 제품으로 ‘매운맛 챌린지’를 하는 장면까지 나오자 불닭은 다시 한번 K-매운맛의 아이콘으로 확실하게 이미지 메이킹 하는데 성공했다.



이젠 단짠보다 맵단! ‘스와이시 트렌드’



달콤함에 매운 자극 한 스푼, 이제 전 세계가 열광하는 매운 맛의 공식은 스와이시(Swicy: Sweet+Spicy)다.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불붙은 이 트렌드는 어느새 국경을 넘어 미식의 공통 언어가 됐다.


한 발 앞서 나간 삼양식품은 지난해 중국에서 ‘푸팟퐁커리 불닭볶음면’을 한정 판매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준비된 물량이 순식간에 품절된 것이다. 불닭의 강한 매운맛에 코코넛의 달콤함이 더해지면서 자극적인 맛을 중화시켜 완벽한 스와이시 밸런스를 완성했다. 업계는 이 ‘스와이시 열풍’의 배경으로 MZ세대의 글로벌 미식 트렌드를 꼽는다. 한류 콘텐츠를 통해 한국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면서 양념치킨과 고추장 삼겹살 그리고 떡볶이 같은 ‘단맛 + 매운맛’ 조합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특히 고추장은 이 트렌드의 히든 주역이다. 북미 아마존 ‘소스’ 카테고리에서 고추장이 상위 10위권을 차지했고, 틱톡에서는 고추장을 활용한 레시피가 수백 건 이상 공유됐다. 이제 고추장은 단순한 장류가 아니라, 글로벌 스파이시 소스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식품업계의 스와이시 푸드



국내 식품업계도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단순히 ‘얼마나 매운가’의 경쟁에 그치지 않고, 발효와 숙성이 어우러진 감칠맛과 매운맛의 조화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CU는 불닭 맛 이색 간식 2종을 선보였다. 치킨 모양의 아이스크림 “아임낫어불닭치킨’과 PB 상품인 ‘405불닭다리빵’이다. 달콤한 디저트에 매운맛을 더한 이색 조합은 출시 일주일 만에 품절 행렬을 기록했다. 세븐일레븐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맛다시’ 소스로 매운 간편식 라인을 확장했다. 도미노피자는 한정 상품으로 ‘불타는 랍슈투’를 출시했다. 인기 메뉴인 랍스터 슈림프 투움바 피자 위에 ‘불타는 핫소스’를 올려 스와이시 트렌드의 맵단 피자 정점을 찍었다. 프랜차이즈 반올림피자 역시 지난 9월 강렬한 매운맛을 앞세운 신메뉴 2종과 사이드 메뉴 3종을 출시했다. 매운맛과 부드러운 풍미를 강화해 스와이시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한 제품이다.



매운맛 건강에는 괜찮을까?



매운 음식에 들어간 캡사이신은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해 집중력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효과가 있다. “오늘 너무 힘들다” 하는 날, 우리가 “매운 거 먹자!”라고 외치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매운 음식을 즐겼을 때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이 오는지도 중요하다. 지나친 매운 맛은 위산 분비를 과도하게 자극해 속쓰림, 복통, 소화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캡사이신이 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해 설사를 유도하기도 한다. 문제는 반복이다. 자극이 반복되면 단순히 속이 쓰리거나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위 건강’이다. 한국소화기학회는 만성 위염 환자 중 30% 이상이 매운 음식 섭취 빈도가 높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캡사이신이 위 점막을 계속 자극하면 위염, 위궤양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역류성식도염 위험도 커진다. 위장관 운동이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자극을 받아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기 쉬운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장 건강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장내 유익균보다 유해균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만성적인 장 트러블,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의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심혈관에도 영향을 준다. 캡사이신은 일시적으로 심박수와 혈압을 높인다. 특히 짜고 기름진 양념과 함께 먹으면 고혈압, 동맥경화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다양한 기관에서 말한다. 영국 데일리메일에서 응급의학 전문의 박사는 “캡사이신이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과 심박수를 급격히 높일 수 있어 심장마비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터프츠 메디컬센터 심장내과 박사 또한 과도하게 매운 음식은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을 방해해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례도 있다. 2023년 미국에서 ‘세계에서 가장 매운 감자칩’ 챌린지에 참여한 14세 소년이 심장마비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소년의 경우 기저 심장질환이 있었으며, 과도한 캡사이신 섭취가 증상을 악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암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연구팀은 캡사이신 자체가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매운 음식이 무조건 나쁘기만 한 건 아니다. 적당한 매운 맛은 오히려 심뇌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중국 청두의대 연구에 따르면 고추를 주 6~7일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이 14%, 뇌혈관 질환 위험은 12%,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15% 감소했다. 특히 매운 음식 섭취 빈도가 증가할수록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주 6~7일 섭취 시 최대 11% 감소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에서도 고추를 자주 먹은 그룹은 심혈관 사망 위험이 26% 낮았다. 이탈리아 지중해 신경의학 연구소가 8년간 2만 3천 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역시 주 4회 이상 고추를 먹은 사람은 심장마비 조기 사망 위험이 40% 낮았다. 연구진은 캡사이신을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결론은 명확하다. 매운맛은 적당히 즐기면 몸에 이로울 수 있지만, 과하면 독이 된다.



뜻밖의 수혜자, 쿨피스



번외로 재밌는 사실이 있다.

K-매운맛 열풍으로 뜻밖의 수혜를 입은 식품도 있다. 바로 동원F&B의 쿨피스다.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매운 음식과 궁합이 좋은 것은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 ‘매운 음식엔 쿨피스’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숫자가 말해준다. 쿨피스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매출이 10%가량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누적판매량은 8000만개에 달한다. 그리고 중국과 미국, 태국 등 40여 개국으로 수출도 되고 있다. 쿨피스가 K-매운맛의 파트너로 전 세계인이 찾는 음료가 된 것이다. 



매운 라면, 떡볶이, 족발, 불닭! K-매운맛은 단순한 자극을 넘어 하루를 위로하는 루틴이자 콘텐츠가 됐다. ‘위쑤시개’, ‘맵부심’, ‘맵덕’ 같은 신조어와 ‘챌린지’가 이를 증명한다. 적당한 매운맛은 기분을 풀고, 피로를 덜고, 혈류를 깨운다. 하지만 그 선을 넘으면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낸다. 위장은 타들고, 심장은 쉬지 못한다. 오늘도 우리는 매운 맛에 울면서도 웃는다. 이 매운 맛은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사이의 적절한 선을 지키는 것이다. 혀 끝은 타올라도 몸은 건강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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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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