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슈퍼푸드 ‘김치’.."암 예방부터 당뇨, 피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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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슈퍼푸드 ‘김치’.."암 예방부터 당뇨, 피부까지"

김치슈퍼푸드
20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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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스캐너=송나리] 입동이 지나면서 일찍이 김장을 끝낸 집도, 남부 지방에는 이제 막 김장이 끝난 집도 있을 것이다. 부산에 위치한 나의 친정도 얼마 전 김장이라는 연례 행사를 마쳤다. 김장이 끝나면 가족들과 따끈한 수육 한 점에 김치를 곁들이는 재미에 김장철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김장 시기만 되면 배추값 상승이라던가 김장과 관련한 기사들도 끊임없이 쏟아진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 다르다. 김치에 관한 뉴스가 더 이상 김장철 풍경에만 머물지 않는다. 김치가 무려 세계가 주목하는 슈퍼푸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다양한 매체에서 김치의 항암 효과, 당뇨 조절, 피부 미용 효능을 다루며 새로운 웰니스 트렌드 중심으로 김치가 당당히 떠오르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김치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51억 6천만 달러로 추산되며,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5.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흥미로운 건 김치의 파생 효과다. 대표적으로 독일 아마존에서는 2025년 김치 식품 분야에서 1위 농심 ‘김치사발면’, 2위 비비고 썰은 배추 김치, 3위 신라면 김치 용기면과 봉지면이 차지하면서 김치 전성시대를 실감케 했다.



김치, 수출로 증명한 글로벌 푸드의 위상



김치의 인기는 수출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2024년 김치 수출액은 약 1억 636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상승세는 2025년에도 이어져, 상반기에만 이미 8,317만 달러를 넘어섰다. 수출국 역시 2020년 85개국에서 2024년 95개국으로 확대되며, 이제 김치는 전 세계인의 식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K-콘텐츠와 건강 트렌드가 맞물리며 김치가 ‘한식’의 넘어 글로벌 건강식품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김치, 현지화로 확장되는 글로벌 전략



식품업계에서도 김치의 세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8월 ㈜대상의 종가김치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김치 블라스트’ 캠페인을 진행했다. 영국 런던 빅토리아 파크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 ‘All Points East 2025’에 참가해 김치 시식과 발효 체험 부스를 운영했는데, 단 이틀 동안 6,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또한 서양 입맛에 맞추어 양배추와 당근을 활용한 ‘서구형 김치’, 매운맛을 줄인 ‘피클형 김치’ 등 현지화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 역시 글로벌 무대에서 빠르게 세력을 넓히고 있다. CJ에 따르면 현재 50여 개국에 수출 중이며 특히 베트남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어섰다. 또한 ‘한국의 발효기술을 기반으로 한 현지화 전략’을 내세워 각국의 식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고수를 넣은 ‘고수 김치’와 젓갈을 뺀 ‘베지테리언 김치’를 선보였고, 호주에서는 현지산 원재료로 만든 ‘현지 생산 김치’를 출시했다. 


풀무원은 2019년부터 미국 월마트, 크로거, 퍼블릭스 등 대형 유통망에 비건 김치를 입점시키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넓혀왔다. 또한 매년 미국 마이너리그 야구 구단과 함께 ‘김치의 날 행사’를 열어 시식과 문화 체험을 진행하며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했다. 



슈퍼푸드로 주목받는 이유



김치가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한류 열풍’ 때문만은 아니다. 김치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기능성 발효식품, 즉 슈퍼푸드이기 때문이다.


과거 사스나 메르스가 유행할 당시, 유독 한국이 감염병에 강했던 이유가 ‘김치’ 덕분이라는 말이 돌았던 적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2024년 프랑스 몽펠리에대학교 장 부스케 교수팀이 세계김치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진행해 이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했다. 연구진은 마우스 실험을 통해 김치가 면역세포 활성과 항산화 작용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치가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기능성 식품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또한 국제학술지 Discover Food에 실린 한국·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 공동 연구진의 논문에서는 김치가 ‘뷰티푸드’로서의 잠재력을 과학적으로 보여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김치 추출물은 피부 세포를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고, 콜라겐·엘라스틴·히알루론산 생성을 촉진해 피부 탄력과 보습 유지에 도움을 준다. 세계김치연구소 역시 이에 동의하며 “김치는 유기산, 폴리페놀, 펩타이드 등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한 발효식품으로, 항산화와 항염 작용을 통해 세포 손상을 줄이고 피부 건강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도 김치의 효능이 주목받고 있다.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런던 소화기 건강센터의 저명한 내과 전문의는 김치를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인 발효식품”으로 소개했다. 그는 발효식품 속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내 미생물 균형을 개선하고, 염증을 완화하며,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해 대장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같은 맥락의 설명이 있었다.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는 방송을 통해 “김치의 효능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항암 효과”라며, “2004년 논문에서, 김치 국물을 암 세포에 살포했더니 위암 세포 50%가 억제되는 효과가 나왔다. 이는 마늘, 생강, 고추가루 등의 재료가 암세포를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배추 자체의 항암 성분도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연구팀이 국내 배추 유전자원을 분석한 결과, 배추의 주요 성분인 글루코나핀과 글루코브라시카나핀이 암세포 성장 억제와 관련된 생리활성을 지니고 있음이 밝혀졌다. 



김치는 혈당 조절과 당뇨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전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은 김치를 꾸준히 섭취한 사람들의 인슐린 저항성과 혈당 대사 기능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예비 당뇨군에서 체중, 허리둘레, 포도당 내성 등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해외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 코네티컷대학교 연구진이 2011년~2023년까지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김치를 섭취한 사람들은 공복 혈당이 평균 1.93mg/dL 낮았고, 중성지방이 약 28.88mg/dL 감소했다. 이는 김치의 풍부한 식이섬유와 발효 미생물의 대사 작용 덕분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 역시 함께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에 등재된 Journal of Medicinal Food 학술지의 연구에 따르면, 김치의 활성 성분이 LDL 산화 억제, 지질 축적 감소, 항산화 및 항염 반응 촉진에 관여해 동맥 경화 진행을 낮추는데 도움을 준다고 나타났다.



짠맛 뒤에 숨은 진실, 김치의 양면성



한편으로는 김치의 건강 효과를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우려는 바로 나트륨 함량이다. 김치는 발효 과정에서 소금을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음식이기에, 과도하게 섭취하면 고혈압 등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를 2,000mg 이하로 권고하지만, 김치 100g에는 평균 500~800mg의 나트륨이 들어 있다. 즉, 하루에 김치를 200~300g만 먹어도 권장량의 절반 이상을 섭취하는 셈이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2019~2023)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23년 기준 3,136mg으로, WHO 권장량의 약 1.5배에 달했다. 또 식약처 자료에서는 김치가 국민 나트륨 섭취 1위 식품으로 나타났다.



일부 연구에서는 과도한 염분 섭취가 위 점막에 부담을 주어 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국립압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치는 항암 성분이 풍부하지만, 염분 함량도 높기 때문에 과다 섭취하면 오히려 위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암연구기금(WCRF) 역시 “소금에 절인 채소류 과다 섭취 시 위암 발병 위험이 약 9% 증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에는 이러한 우려를 줄이기 위한 시도도 활발하다. 나트륨 함량을 낮춘 ‘저염 김치’도 판매되고 있으며, 레시피도 소개되고 있다. 결국 김치의 효능은 ‘얼마나, 어떻게 먹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김치의 날, 세계로 확산되다



2020년 11월 22일 ‘김치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11월은 재료 하나하나, 22일은 김치의 22가지 효능을 뜻한다고 한다. 식품으로는 처음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이후 김치의 날은 해외로도 퍼져 나갔다.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뉴욕, 워싱턴D.C를 비롯한 12개 주와 미국 연방까지 김치의 날을 제정했다. 영국 런던 킹스턴구에서도 2023년에 김치의 날을 제정했고, 아르헨티나는 국가 단위로는 최초로 김치의 날을 제정했다.



수백 년 동안 한국인의 밥상에 당연하게 놓여 있었지만, 이제는 세계가 그 가치를 다시 배우고 있다. 항암, 항산화, 당뇨 조절, 면역 강화까지. 김치는 단순한 발효채소가 아니라, 살아 있는 과학의 결정체이자 문화의 산물이다.


물론 짠맛에 대한 우려처럼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하지만 발효의 깊이를 살리면서 나트륨을 낮춘 저염 김치 혹은 비건 김치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저염 김치는 김치의 절임수를 만들 때 소금을 절반 정도 줄이면 된다. 일반적으로 물 1L에 소금을 100~120g을 넣는다면, 저염 김치는 40~60g을 넣는다. 영양조리학과의 조사 결과, 저염 김치는 일반 김치보다 단맛은 강하면서 아삭한 질감에선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김장에는 나도 가족의 건강을 위해 평소보다 소금을 조금 줄여볼 생각이다. 작은 변화지만, 매일 식탁에서 만나는 음식이니만큼 의미가 크다. 김치는 결국, 우리 몸을 위한 가장 가까운 건강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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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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