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단백질 시장, 2026년에는 8000억?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식품 선택이 점점 더 까다로워진 점이 단백질 식품 시장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국제 식품정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영양소 1위로 단백질이 꼽혔다. 단백질 소비 의향 또한 2022년 이후 연평균 9.7%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헬시플레저 유행이 확산되는 것도 단백질 식품이 쏟아지고 있는 배경 중 하나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시장은 2019년 1206억원에서 2024년 4500억원으로 약 4배 성장했다. 2026년에는 이보다 77.8% 더 늘어나 약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 역시 글로벌 단백질 원료 시장이 2022년 776억9000만 달러에서 2030년 1221억7000만 달러로 연평균 5.8%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단백질 식품 인기를 견인하는 중심에는 단백질 음료가 있다. 운동 후 근육 회복이나 체중 감량 용으로 인식되던 단백질 음료는 이제 중장년층 단백질 보충 등 다양한 목적으로 소비되며, 일상 속 건강 음료로 자리 잡았다.
든든한 영양소, 단백질이 하는 일

우리는 보통 단백질을 근육을 만드는 영양소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 몸에서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근육 생성부터 호르몬 조절까지
단백질은 근육부터 피부, 머리카락, 손톱까지 신체 조직 대부분을 구성한다. 그래서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물론이고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기초체력을 유지해야 하는 노년층에게도 빼놓을 수 없는 영양소다. 실제로 미국에서 노년층 대상으로한 메타분석에서 단백질 섭취가 근육량과 근육 기능 유지에 유리하다는 결과가 있었다. 하루 단백질 섭취량이 체중 1kg당 최대 1.2g 일 때 근감소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리뷰였다.
또한 단백질은 소화 효소나 대사 효소 같은 다양한 효소를 만들고, 성장호르몬 및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 생성에도 관여한다. 이 때문에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하다. 근육 손실은 줄이고 체지방만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보다 소화가 오래 걸려 위에 더 오래 머물 뿐 아니라, 포만감을 조절하는 호르몬에도 영향을 준다. 단백질을 섭취하면 배고픔을 유발하는 ‘그렐린’은 줄어들고, 포만감을 높이는 GLP-1이나 PYY 같은 호르몬은 늘어나기 때문에 더 든든하게 느껴진다. 특히 포만감을 위해서는 달걀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 연구팀은 달걀과 시리얼을 섭취했을 때 느끼는 포만감의 차이를 조사한 결과, 달걀을 섭취한 사람들이 배고픔을 훨씬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 검사에서도 달걀을 섭취한 사람들이 그렐린의 수치가 더 낮았고 PYY 수치는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면역력 강화 및 에너지 공급
단백질은 항체 형성에도 관여해 면역 반응을 돕는다. 즉,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싸우는 ‘항체’도 단백질이 구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단백질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약해져 쉽게 아플 수 있다.
비상 시에는 단백질도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우리 몸은 보통 탄수화물과 지방을 주원료와 보조원료로 에너지 공급을 하지만, 탄수화물과 지방이 부족하거나 과도한 신체 활동을 할 때는 단백질이 주에너지원이 된다. 단백질은 소화가 되면 아미노산이 되는데 필요 시엔 이 아미노산 일부가 간에서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에너지를 공급한다. 탄수화물과 마찬가지로 1g 당 약 4kcal의 에너지를 낼 수 있지만 이 과정이 오래 지속되면 근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
이 외에도 혈액 속에서 산소와 비타민, 호르몬 등을 실어 나르고 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조절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렇게 우리 몸 구석구석에서 다양한 일을 해내니, 나는 단백질을 ‘만능 일꾼’이라 부르려 한다.
과하면 독이 되는 단백질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단백질을 무작정 많이 먹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 특히 근육량을 늘리거나 저속노화 식단을 위해 단백질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섭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 다음과 같은 신호를 보낸다.
소화불량 또는 변비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메스꺼움, 복통, 변비 같은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 과정에서 부산물인 암모니아가 생기는데, 이로 인해 가스가 차고 복부팽만이 생기기 쉽다. 2024년 유럽영양학저널에 실린 연구에서는 고단백 조건에서 장내 미생물 발효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암모니아가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또한 이러한 질소성 대사물이 장벽 기능 저하와 연관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영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단백질 섭취와 변비 발생 간의 연관성이 성별에 따라 달랐다. 남성의 경우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변비 발생률이 낮았지만, 여성의 경우 섭취량이 많을수록 변비 위험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처럼 단백질 섭취가 과도하면 소화기 부담과 장내 변화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과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하며 균형있는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신장 및 간 기능 저하
의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간과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근육 생성이나 신진 대사에 사용되고 남은 단백질은 지방으로 바뀌는데, 이 과정에서 독성물질인 암모니아가 생긴다. 간은 이를 해독해 요소로 만들고, 신장은 이 요소를 소변으로 배출한다.
하지만 단백질 섭취가 지나치면 간이 처리해야 할 암모니아와 신장이 걸러야 할 요소의 양이 늘어나 기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 연구진은 동물성 단백질의 과다 섭취가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으며, 고려대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어바인 공동연구에서도 일반인이 장기간 고단백 식이를 지속할 경우 신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따라서 간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단백질 섭취량을 특히 주의 깊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통풍
통풍은 한 유명 연예인이 방송에서 언급하면서 더 잘 알려진 질환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특징이다. 통풍은 요산이 몸 밖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주로 발가락 같은 관절에 바늘 모양의 결정으로 쌓이면서 생긴다. 이 요산은 퓨린이라는 물질이 에너지로 쓰이고 남은 부산물인데, 퓨린은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에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요산이 쌓여 통풍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알고 먹는 단백질, 건강을 지킨다

물론 단백질은 우리 몸의 필수 영양소이기 때문에 적정량을 잘만 먹으면 근감소를 예방하고 면역력을 키우는 등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적정량만 균형있게
단백질은 많이 먹는 것 보다 적당히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권장 섭취량은 개인의 활동량과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세계보건기구와 한국영양학회에 따르면 일반 성인의 경우 체중 1kg당 0.8~1.0g 정도가 적당하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인 성인이라면 하루 48~60g 정도가 권장된다. 운동량이 많다고 해도 체중 1kg당 2g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한 번에 몰아서 먹기 보다는 세 끼로 나눠 균형 있게 섭취해야 효과적이다.
연령대에 따라서도 단백질의 역할과 필요량이 달라진다. 성장기에는 뼈와 근육 발달을 위해 모든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필요하다. 이럴 땐 필수 아미노산을 고루 갖춘 달걀이 좋은 선택지다. 활동량이 많은 성인기에는 신진대사를 원활히 돕는 단백질이 중요하다. 닭가슴살은 단백질은 물론, 비타민B6까지 풍부해 대사 기능을 돕는다. 노년기에는 줄어드는 근육과 체력을 지탱하기 위해 단백질이 더 중요해진다. 이때는 소화가 잘 되는 단백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요거트는 단백질이 이미 분해된 형태라 흡수가 쉽고, 뼈 건강에 좋은 칼슘까지 들어 있어 추천한다.

가공식품은 성분표를 확인하자
하지만 이렇게 자연 상태의 단백질을 챙기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가공식품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편리성과 보관성 덕분에 식사대용이나 간편식으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프로틴 바, 소시지, 음료, 시리얼, 보충제 등 다양한 종류를 만나 볼 수 있고, 특히 ‘고단백’ 제품도 줄이어 출시되고 있다.
다만 건강을 위해서는 가공식품보다 생선, 콩, 육류, 달걀 등 자연 상태의 단백질을 먼저 챙기는 것이 좋다. 가공 과정에서 나트륨과 포화지방, 첨가당, 보존제가 늘어날 수 있고 과다 섭취 시 고혈압, 비만, 심혈관 질환 등의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꼭 먹어야 한다면 주 2~3회 이하로 제한하고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해 나트륨과 포화지방이 낮고 첨가물이 적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영양소임은 분명하지만 무작정 많이 먹는다고 더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만큼 그리고 균형 있게 섭취할 때 단백질은 제 기능을 발휘할 것이다. 저속노화를 원한다면, 당신도 이제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춰 전략적으로 단백질을 섭취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