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캐너=송나리] 비만치료제 사용이 늘면서 식품 소비가 ‘얼마나 먹느냐’에서 ‘무엇을 먹느냐’로 변화하고 있다. 식사량은 줄어도 단백질과 미량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수산식품도 소량·간편·고영양 제품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식품·신산업실 전문연구원과 어업·양식산업연구실 부연구위원,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는 2일 KMI동향분석에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확산이 식품 소비량뿐 아니라 구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5년 3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7% 성장해 세계 5위에 올랐다.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국내 누적 처방 건수는 2026년 5월까지 각각 122만 8,867건, 150만 1,161건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도 식품 구매 변화가 나타났다. 코넬대와 시장조사업체 Numerator가 15만 가구의 구매를 분석한 결과, GLP-1 사용자가 한 명 이상 포함된 가구의 식료품 지출은 사용 시작 후 6개월 이내 평균 5.3% 감소했다. 짠 스낵과 제과류의 지출이 특히 줄었으며, 패스트푸드점과 카페 지출도 약 8% 감소했다. 다만 이는 미국 가구를 대상으로 한 결과로, 국내 소비 변화와는 구분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식사량이 줄어들면 한 끼 식사에서 단백질과 미량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보고서는 흰살생선의 저지방·고단백 특성과 등푸른생선의 오메가-3·비타민D, 패류의 아연·철·비타민B12, 해조류의 식이섬유를 수산식품의 강점으로 꼽았다. 다만 수산물이 비만치료제의 효과를 높인다는 의미는 아니며, 치료 과정에서 영양을 고려한 식단 구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식품업계도 제품 구성과 판매 방식을 조정하고 있다. 네슬레는 GLP-1 사용자를 겨냥해 1회 제공량을 줄이고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강화한 냉동식품 브랜드를 출시했다. 미국 수산물 업체들은 생선 필렛을 한 끼 분량으로 소포장하거나 참치·연어를 간편식으로 선보이며 영양정보와 조리법을 제공하고 있다.
연구진은 국내 수산식품업계 역시 원물 수산물을 소분·손질해 조리 편의성을 높이고, 통조림·해조류 가공품은 1회 제공량 기준 영양정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