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한 점이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가을철 급증하는
비브리오 패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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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한 점이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가을철 급증하는 비브리오 패혈증

비브리오패혈증해산물
2026.10.20
양민영양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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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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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스캐너=양민영]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유독 생각나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제철 회와 조개구이, 굴처럼 바다의 풍미를 가득 담은 해산물인데요. 하지만 해산물을 즐기기 전 기억해야 할 질병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비브리오 패혈증입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주로 5-10월에 발생하며, 특히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8-10월에 환자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까지 발생한 환자 19명 중 8명이 숨졌고, 올해는 지난달 전북에서만 3명이 확진되어 그중 2명이 사망했습니다.

여름이 지났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가을에도 감염 위험은 남아 있어요. 특히 간 질환이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더 주의해야 합니다.


요즘 바닷속에선 무슨 일이?



시원한 맥주 한 잔에 싱싱한 회 한 접시. 이 낭만적인 조합 뒤에 생각보다 무시무시한 위험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살 파먹는 세균’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비브리오 패혈증은 최근 기후 변화와 맞물려 환자가 증가하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가을 바다의 낭만을 따라 바닷가를 찾는 발길은 여전히 많고, 회나 조개구이 같은 해산물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동시에 바닷속 세균도 번성하는 시기. 바로 지금이 비브리오 패혈증의 위험이 큰 계절입니다.


비브리오 패혈증, 도대체 뭐길래?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라는 균에 의해 생기는 급성 패혈증입니다. 해수와 갯벌, 어패류 등 해양환경에서 발견될 수 있는 세균으로, 감염되면 혈류 감염이나 심각한 피부 감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비브리오균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건 아니라는 건데요. 비브리오 파라헤모리티쿠스는 주로 식중독을 일으키고, 비브리오 콜레라는 콜레라의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균들은 대체로 장염 수준에서 그치지만,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는 혈류를 타고 전신에 퍼지며 패혈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치명률이 매우 높아요. 즉, 여러 비브리오균 중에서도 가장 위험하고 치명적인 녀석이 불니피쿠스입니다.


주로 날 것이나 덜 익힌 해산물을 섭취했을 때, 또는 상처 난 피부가 바닷물에 닿았을 때 감염되는데요. 최근 몇 년간 기온 상승과 해수 온도 상승이 이어지면서 비브리오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길어져 그만큼 감염 위험도 커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듯 지난해 국내 환자 수는 5월 1명, 6월 2명, 7월 2명, 8월 14명으로 급증했어요. 문제는 치명률인데요. 환자의 약 50%가 사망할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라는 것입니다. 항생제 치료를 하더라도 진행 속도가 워낙 빨라서 초기 대응을 놓치면 위험합니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날까?



비브리오 패혈증은 ‘속도전’입니다. 증상이 나타난 뒤 빠르게 악화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해요. 균에 감염된 후 12-72시간 내에 증상이 발생하며,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 오한, 복통, 구토, 설사, 혈압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대부분 증상 발생 후 24시간 이내에 다리에 발진이나 부종이 생기고 수포로 진행할 수 있어요.

특히 피부 병변은 심한 경우 출혈성 수포나 괴사성 병변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감염이 진행되면 패혈성 쇼크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요. 미국에서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에 감염된 환자의 일부가 이틀 만에 사망하거나, 생존해도 팔다리 절단 등의 후유증을 겪는 사례도 보고되었죠.


왜 요즘 더 주목해야 할까?



비브리오균의 증식과 분포에는 해수 온도가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중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온도가 18℃ 이상으로 높고, 염도가 높은 바다에서 잘 증식하는 특징이 있어요.

최근에는 온난화로 인해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비브리오균이 더 오래, 더 넓게 활동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미국 남부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많은 수의 감염자가 보고되고 있고, 한국에서도 점점 현실적인 경고가 되어가고 있어요.

쉽게 말해, 바다가 따뜻해질수록 비브리오균이 좋아하는 온실이 되는 셈입니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바닷가, 회, 조개구이 같은 키워드와 직결된 병이죠.


날로 먹는 게 그렇게 위험하다고?



대부분의 사람은 신선한 회를 먹고도 아무 일 없이 넘어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 번 걸리면 너무나도 치명적이라는 점입니다. 해산물 자체가 균에 오염됐는지 육안으로는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회 한 점이 러시안룰렛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해 수온이 높게 유지되면서, 과거에는 ‘여름철’에만 주의하면 된다고 여겼던 감염 위험이 최근에는 10월까지도 이어지고 있어요. 가을 제철 해산물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입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더 위험할까요? 비브리오 패혈증은 특히 기저질환자에게 치명적입니다.


간경과, B형·C형 간염 등 만성 간 질환을 앓고 있거나 당뇨병이 있는 분들에게 매우 치명적인데요. 특히 간 질환 환자는 혈액 속 철분 농도가 높은 경우가 많은데,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혈액 내 철분을 이용해 병독성을 크게 증가시킵니다.


또 항암치료나 장기 이식 등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나 알코올에 의존 중인 상태일 때도 그 위험성이 높아지는데요. 이런 경우, 감염되었을 때 치사율이 치솟고, 실제로 국내 사망자의 대부분도 고위험군에 속했습니다.


가족끼리 다 같이 회를 먹어도 특정인만 감염될 수 있으며, 주로 면역력이 떨어진 고위험군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상에서 지켜야 할 예방 수칙



비브리오 패혈증은 예방만 잘하면 감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해산물은 반드시 85도 이상에서 가열해 완전히 익혀 먹고, 조개류는 껍데기가 열린 뒤에도 5분 이상 끓여서 먹어야 합니다. 또, 바닷물 어패류는 가급적 다른 식재료와 분리하여 5도 이하의 냉장 상태로 보관하고, 흐르는 수돗물로 세척 후 조리하는 것이 좋아요.

조리도구의 위생 관리도 중요합니다. 회를 뜨던 칼이나 도마를 그대로 다른 음식을 조리할 때 쓰면 안 됩니다. 손질 시 장갑을 착용하고, 요리한 도마와 칼은 소독 후에 사용해 주세요.

앞서 해산물을 섭취하는 것 외에도 바닷물에 닿아 감염될 수 있다고 했던 것, 기억하시죠? 갯벌 체험이나 바닷가 활동 시 몸에 상처가 있다면 꼭 방수 밴드나 보호할 수 있는 장비를 착용하고, 최대한 바닷물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지체 없이 병원에 방문하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에 해산물 섭취 이력이 있다면 바로 알려주시는 것이 빠른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한 점의 즐거움’이 후회가 되지 않도록



비브리오 패혈증은 매년 수십 명이 감염되고, 그중 절반 가까이 목숨을 잃는 질병입니다. 정부는 비브리오 예측 시스템을 운영하며 주요 해수욕장, 낚시터, 어촌 체험 마을 등의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는데요. 회를 즐기기 전에, 여행을 즐기기 전에 이런 정보를 체크하는 습관도 필요합니다.

회 한 점, 조개 한 점이 우리의 미식이자 낭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리법과 시기를 가볍게 생각하면 한순간에 위협으로 바뀔 수 있어요. 충분히 익히고, 상처는 보호하고, 증상은 즉시 대응하고. 이 세 가지를 기억한다면 안전하게 바다를 즐기고 해산물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균까지 함께 먹을 필요는 없겠죠.

회 한 점이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사실을 떠올리며, 안전하게 맛있는 바다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FOODDITOR
양민영
양민영
트렌드 한 입, 인사이트 한 스푼. 맛있는 건 놓치지 않고, 트렌드는 더 빠르게 씹어보는 푸디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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