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동네
송편은 다를까?
지역마다 다른
송편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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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동네 송편은 다를까? 지역마다 다른 송편의 비밀

송편추석
2026.09.22
양민영양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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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영
양민영

[푸드스캐너=양민영] 추석이 가까워지면 마트와 떡집마다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송편인데요. 깨소를 가득 넣은 고소한 송편부터 쑥을 넣은 초록빛 송편까지, 익숙한 모양 때문에 대부분 비슷하게 먹는 거 아닐까 싶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역별로 그 재료가 조금씩 다릅니다. 감자로 반죽을 만들기도 하고, 호박이나 모싯잎을 넣기도 하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소개한 지역별 송편만 살펴봐도 서울·수도권의 오색송편, 강원의 감자송편, 충청의 호박송편, 전라의 모시송편, 경상의 칡송편, 제주의 완두송편까지 무려 6가지가 등장합니다. 같은 명절에 먹는 같은 이름의 떡인데, 들어가는 재료는 제각각인 거죠.


추석 하면 송편, 원래부터 그랬을까?



송편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한 뒤 소를 넣고 모양을 만들어 찐 떡입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반달 모양이 기본 형태지만, 들어가는 소나 반죽에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게 나뉘죠.

송편의 정확한 기원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고려시대 문집인 『목은집』에 남아 있는 ‘팥소를 넣은 차기장 떡’이 송편의 일종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이후 조선시대 세시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는 팔월 추석에 햅쌀로 송편을 빚어 차례를 지내고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한다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또 정월 대보름날 농가에서는 풍년을 기원하며 곡식 이삭을 장대에 매달아 대문간에 세워두었다가, 중화절이 되면 이것으로 송편을 만들어 노비들에게 나이 수대로 나누어 주는 풍속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조선시대의 송편은 계절과 농경 풍습에 따라 여러 시기에 만들어 먹던 떡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송편은 언제부터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이 됐을까요? 본래 송편은 조선시대의 절기 음식이자 일상식으로, 추석뿐만 아니라 머슴날과 삼짇날, 사월초파일, 단오, 유두 등 여러 절기에 수시로 만들어 먹었습니다. 제사상에 올리는 제병이나 임금이 내리는 하사품으로도 활용됐다고 해요.


국립민속박물관은 송편이 1920~1930년대에 이르러 추석의 절식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추석 무렵 수확한 올벼로 만든 송편이라는 뜻에서 ‘올벼송편’ 또는 ‘오려송편’이라고도 불렸는데요. 수확의 계절과 맞물린 명절인 만큼 송편 속에도 콩과 팥, 밤, 대추 등 갓 거둔 재료를 넣었습니다.


새로 수확한 곡식으로 음식을 마련해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가족과 나눠 먹으며 수확의 기쁨을 함께한 것이죠. 다만 쌀농사가 풍족하지 못했던 일부 도서 지역에서는 1970년대 이후에야 추석에 송편을 먹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역별 송편, 무엇이 다를까?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지역별 이색송편을 살펴볼까요?

서울 및 경기도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는 오색송편이 대표적입니다. 쑥, 치자, 오미자 등의 천연 재료를 활용해 알록달록한 오색을 내고, 깨소나 팥소를 넣어 작고 예쁘게 빚는 것이 특징이에요.

강원도
강원 지역의 대표적인 송편은 바로 감자송편인데요. 쌀가루 대신 감자녹말을 활용해 반죽하고 팥이나 강낭콩 등을 소로 넣습니다. 강릉 등 영동 지역에서는 송편을 빚은 뒤 손가락으로 꾹 눌러 손자국을 내기도 해요.

충청도
충청 지역에서는 호박송편이 등장합니다. 가을에 나는 호박을 반죽에 섞어 만드는 방식으로 대추, 깨, 밤 등을 소로 넣어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냅니다.


전라도

전라 지역에서는 모시송편이 유명합니다. 모싯잎을 삶아 멥쌀과 함께 반죽하고 박콩, 팥, 밤, 대추, 깨 등을 소로 넣는 방식인데요. 특히 전남 영광의 모싯잎송편은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아 현재도 지역 특산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경상 및 제주 지역
경상 지역에서는 칡송편이 유명합니다. 칡을 섞은 반죽에 붉은 팥소를 넣어 빚죠. 경남 거창에서는 솔잎 대신 망개잎을 깔고 찌는 특징이 있습니다. 제주 지역은 동글동글하고 납작한 비행접시 모양이 특색인데요. 달짝지근한 완두콩 소를 넣어 달큰한 맛의 송편으로 즐겨 먹습니다.


왜 솔잎 위에서 쪄낼까?



그런데, 송편을 찔 때 왜 바닥에 솔잎을 깔아서 찌는 걸까요? 그 이유가 궁금했던 적 있으신가요? 송편은 한자로 ‘松餠’, 즉 ‘소나무 송(松)’과 ‘떡 병(餠)’을 씁니다. 솔잎을 깔고 떡을 찌는 데서 붙은 이름이죠.

송편을 쪄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쌀반죽은 찌는 과정에서 서로 달라붙기 쉽습니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실리콘 찜 시트나 종이 호일을 쉽게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떡과 떡 사이에 솔잎을 층층이 깔아 서로 직접 닿는 것을 막았던 것이죠. 또, 솔잎을 깔면 그 향이 떡에 은은하게 배어드는 효과도 있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오늘날에도 송편을 찔 때 솔잎을 활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역의 한가위’를 담은 떡



지금은 사는 곳과 관계없이 여러 지역의 송편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마다 다른 모양과 재료, 조리법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커졌는데요. 과거에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그 지역만의 송편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각지의 송편을 한자리에서 맛보며 그 차이를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올해 추석에는 송편을 그저 명절에 먹는 떡으로만 지나치지 않아도 좋겠습니다. 반달 모양의 작은 떡 하나에도 한 해의 수확을 기념한 마음과 지역의 식재료, 세대를 거쳐 이어진 조리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까요. 그 이야기를 알고 나면 익숙했던 송편도 조금은 새롭게 보일 겁니다.

FOODDITOR
양민영
양민영
트렌드 한 입, 인사이트 한 스푼. 맛있는 건 놓치지 않고, 트렌드는 더 빠르게 씹어보는 푸디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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