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가 유방암을 키운다고? 
콩을 둘러싼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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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가 유방암을 키운다고? 콩을 둘러싼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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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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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스캐너=송나리] 식단 관리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음식 중 하나가 두부와 두유다. 아침에는 우유 대신 두유 한 잔을 마시고, 저녁에는 탄수화물을 줄이는 대신 두부를 노릇하게 구워 먹는다.

그런데 콩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다 보면 뜻밖의 경고와 마주하게 된다. 콩에 든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여성 호르몬을 늘려 유방암을 유발하거나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유방암 환자는 두부와 두유를 피해야 한다는 주장도 따라붙는다.

언뜻 들으면 제법 그럴듯하다. 콩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비슷한 성분이 들어 있고, 실제로 유방암 중 상당수는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아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건강을 위해 고른 두부와 두유가 유방암에는 좋지 않은 선택일까?


콩이 의심받기 시작한 이유



콩에는 ‘이소플라본’이라는 식물성 화합물이 들어 있다. 제니스테인과 다이드제인, 글리시테인 등이 대표적인데,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비슷해 흔히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 불린다. 흥미로운 점은 구조가 비슷한 만큼 우리 몸의 에스트로겐 수용체와도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유방암과의 연관성을 의심하게 했다. 일부 유방암 세포에는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있어,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으면 성장이 촉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같은 수용체에 결합하는 이소플라본도 암세포의 성장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과거 일부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에서는 제니스테인이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세포와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 연구들이 알려지면서 특정 성분을 향했던 우려는 두부와 두유 같은 콩 식품으로 번졌다.


하지만 이를 두부의 위험성으로 연결하기에는 실험 조건부터 차이가 크다. 일부 동물실험에서는 폐경 후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난소를 제거한 생쥐에게 인간 유방암세포를 이식했다. 사용한 물질도 순수한 제니스테인부터 콩 단백질 분리물까지 연구마다 달랐다. 게다가 설치류와 사람은 이소플라본을 대사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같은 수용체에 결합한다고 해서 에스트로겐과 똑같이 작용하는 것도 아니다. 이소플라본의 에스트로겐 작용은 상대적으로 약하고, 농도와 수용체의 유형에 따라 반응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역시 이소플라본이 일부 세포에서는 에스트로겐과 비슷하게 작용하지만, 다른 세포에서는 오히려 그 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특정한 실험 환경에서 나타난 결과만으로 두부와 두유가 유방암에 좋지 않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두부와 두유의 위험성을 판단하려면 사람들이 평소 콩을 먹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지 확인해야 한다.


콩을 자주 먹은 사람들을 살펴보니



실제로 사람을 장기간 관찰한 연구에서 콩 식품 섭취는 유방암 위험 증가와 일관되게 연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연구에서는 콩을 자주 먹는 사람에게서 유방암 위험이 낮은 경향이 관찰되기도 했다.

Europe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중국 여성 약 30만 명을 장기간 추적했다. 그 결과 콩 이소플라본을 가장 많이 섭취한 집단과 가장 적게 섭취한 집단 사이에서 유방암 위험과 관련된 뚜렷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적어도 일상적인 콩 섭취가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는 아니었던 셈이다.

연구진은 여기에 기존 전향적 코호트 연구 8편을 더해 분석했다. 분석 범위를 넓히자 이소플라본 섭취량이 하루 10mg 늘어날 때마다 유방암 위험이 약 3% 낮게 나타나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이러한 경향은 평소 콩을 자주 먹는 아시아 지역의 연구에서 비교적 자주 관찰됐다.


다만 아시아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콩을 꾸준히 먹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 이어진 식습관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어, 평소 콩을 거의 먹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두유를 마신다고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채소 섭취량이나 체중, 운동 습관 등 다른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유방암을 진단받았다면?



유방암을 진단받았다면 이야기는 조금 더 조심스러워진다. 특히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라면 이소플라본이 암세포의 수용체나 치료 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지 걱정될 수 있다.

이러한 우려는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더욱 컸다. 타목시펜은 에스트로겐이 암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해 성장 신호를 보내는 것을 막는 내분비치료제다. 그런데 과거 일부 동물실험에서 제니스테인이 타목시펜의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약화시키는 결과가 나오면서, 치료 중에는 콩을 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생겨났다.

그러나 실제 환자들의 데이터에서는 콩 섭취가 타목시펜 치료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유방암 생존자 9,514명의 분석에 따르면 콩 이소플라본 섭취가 타목시펜 복용자의 예후를 악화시킨다는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물론 이를 두고 콩이 재발을 막는다거나 타목시펜의 약효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환자들의 식습관과 이후 경과를 비교한 관찰연구인 만큼, 콩 자체의 영향만 따로 떼어 확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암의 유형과 치료 방법, 환자의 상태도 저마다 다르다. 치료 중 식단을 바꾸거나 콩 섭취량을 조절해야 할지 고민된다면 일반적인 연구 결과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자신의 치료 과정을 가장 잘 아는 담당 의료진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우선이다.


두부는 괜찮아도 보충제는 다르다



그렇다고 이소플라본을 농축한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두부나 두유 같은 콩 식품을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봐서는 안된다.

콩 식품에는 이소플라본뿐 아니라 단백질과 지방, 식이섬유 등 여러 영양소가 함께 들어 있다. 반면 보충제는 이소플라본을 따로 추출해 농축하기 때문에 제품에 따라 식품으로 먹을 때보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다. 현재 이소플라본 보충제가 유방암을 악화하거나 재발 위험을 높인다고 입증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안심하고 복용해도 된다고 말하기에도 장기적인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오늘은 어떤 콩을 먹어볼까



그렇다면 콩 식품은 얼마나 먹으면 좋을까? 미국암연구소에서는 하루 1~2회분 정도를 적당한 섭취량으로 설명한다. 두유 한 컵, 두부 약 ⅓컵, 풋콩 ½컵이 각각 1회분이다. 반드시 챙겨 먹어야 하는 권장량이라기보다, 평소 선택할 수 있는 단백질 식품 중 하나로 생각하면 된다.

즐기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상하목장 콩물두유 서리태’와 ‘황성주 박사의 이롬 국산콩 두유 99.9’처럼 원재료를 단순하게 구성한 무가당 두유부터, 풀무원지구식단의 ‘두부면’과 ‘두유면’까지 선택지가 넓어졌다. 올해는 100% 국산콩으로 만든 실온 보관 제품 ‘슬림핏콩면’도 새롭게 출시됐다.

결국 두부와 두유는 치료제도, 암세포가 탐내는 위험한 음식도 아니다. 균형 잡힌 식사 안에서 내 입맛에 맞게 즐기면 되는 익숙하고 든든한 단백질 식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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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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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즐거움이 행복 0순위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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