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가 정말 
암과 자폐스펙트럼을 유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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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가 정말 암과 자폐스펙트럼을 유발할까?

MSG식품성분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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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스캐너=송나리] 건강을 챙기는 일이 일종의 숙제가 된 시대다. 마트에서는 제품을 장바구니에 넣기 전 포장 뒷면부터 돌려본다. 빼곡한 성분표 속에서 조금이라도 몸에 해로울 것 같은 이름을 골라내기 위해서다. 그중 오랫동안 ‘요주의 성분’으로 지목되어 온 것이 바로 MSG다.

‘MSG 무첨가’라는 문구는 어느새 건강한 음식임을 증명하는 보증수표처럼 통한다. MSG를 넣지 않은 음식에는 ‘착한 요리’라는 찬사가 붙고, 들어간 음식에는 ‘입만 즐겁고 몸에는 해로운 조미료 범벅’이라는 오명이 따라붙는다. 심지어 집에서 요리할 때조차 미원 한 꼬집 앞에서 손이 멈춘다. 맛은 확실히 살아나겠지만, 왠지 건강에는 죄를 짓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우리는 MSG를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을까? 이 작은 흰 가루가 왜 수십 년 동안 식탁의 악당으로 살아왔는지, 정작 그 구체적인 이유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MSG, 너 대체 누구니?



MSG는 ‘Monosodium Glutamate’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L-글루탐산나트륨’이라 부른다. 이름만 보면 마치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화학물질 같지만, 정체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인 글루탐산에 나트륨이 결합한 형태다.

글루탐산은 사실 우리에게 꽤 친숙한 성분이다. 우리 몸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될 뿐만 아니라 토마토, 버섯, 치즈, 고기, 다시마 등 평소 접하는 다양한 식재료에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MSG가 물에 녹으면 나트륨과 글루탐산으로 분리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글루탐산은 자연 식품에 들어 있는 것과 화학적으로 동일하다. 결국 우리 몸은 이 글루탐산이 MSG에서 왔는지, 토마토나 다시마에서 왔는지 구분하지 않고 같은 방식으로 흡수하고 처리한다.

그렇다면 MSG는 어쩌다 ‘위험한 화학조미료’의 대표 주자가 된 걸까?


한 통의 편지가 만든 50년짜리 오해



MSG를 둘러싼 오해의 시작은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의사가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중국 음식점에서 식사한 뒤 목덜미가 저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온몸에 힘이 빠졌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조리용 술과 높은 나트륨 함량, MSG 등을 원인으로 추측했다.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편지에 불과했지만, 이후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여러 후보 가운데 MSG만 사실상 단독 용의자로 지목됐다.

초기 실험도 의심에 힘을 실었다. MSG를 먹은 참가자에게서 작열감이나 가슴 압박감 등이 나타났다는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그러나 MSG와 위약 중 무엇을 먹었는지 알 수 없도록 한 뒤 진행한 실험에서는 두 집단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고, 이후 연구에서도 같은 증상이 일관되게 재현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한번 시작된 의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두통과 저림을 넘어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치매 같은 뇌 질환의 원인으로까지 지목되기 시작한 것이다.


감칠맛은 정말 뇌까지 직행할까?



이러한 의혹의 중심에는 MSG의 구성 성분인 글루탐산, 즉 글루타메이트가 있다. 글루타메이트는 뇌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주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로,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신경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다.

여기에 고용량의 MSG를 투여한 일부 동물실험에서 신경 손상이 관찰되면서, 음식으로 섭취하는 MSG까지 의심받기 시작했다.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학술지에 발표된 동물실험도 그중 하나다. 임신한 쥐에게 MSG를 투여하자 수컷 새끼에게서 반복행동과 기억력 저하 등 자폐 유사 변화가 나타났고, 뇌에서는 글루타메이트가 늘어난 반면 항산화 물질인 글루타티온은 감소했다.

다만 실험 조건은 일상적인 섭취와 거리가 있었다. 임신 기간 내내 체중 1kg당 최대 10g의 MSG를 매일 투여한 데다, 쥐에게서 나타난 행동을 사람의 자폐스펙트럼장애와 동일하게 해석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연관성이 관찰된 적은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의 혈중 글루타메이트 수치가 대조군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이 MSG를 얼마나 섭취했는지는 조사되지 않았다.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는 사람에게서 나타난 생물학적 특징을 살펴봤을 뿐, 음식 속 MSG가 자폐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화재 현장에 소방차가 있었다고 해서 소방차를 방화범으로 지목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치매를 둘러싼 연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생쥐에게 MSG를 먹이자 관련 병리 변화가 더 일찍 나타났지만, 일반 생쥐에게서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도 MSG 섭취에 따른 인지기능 악화는 확인되지 않았다.


MSG와 암, 수상한 연결고리의 실체



MSG를 둘러싼 의혹은 뇌 질환에 그치지 않고 암으로까지 이어졌다. 실제로 MSG를 사용한 일부 동물실험에서 암과 관련된 변화가 나타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연구 과정을 들여다보면, 이 역시 우리가 음식으로 MSG를 섭취하는 상황과는 꽤 거리가 있다.

Carcinogenesi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갓 태어난 생쥐에게 MSG를 주사해 비만과 당뇨 상태를 만든 뒤, 대장암을 유발하는 물질인 아족시메탄을 따로 투여했다. 그 결과 아족시메탄만 투여한 생쥐보다 전암성 병변이 더 많이 나타났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MSG의 역할이다. MSG는 암을 직접 일으키는 물질이 아니라, 비만과 대사 이상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다. 암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아족시메탄이라는 발암물질을 별도로 투여했고, MSG도 음식으로 먹인 것이 아니라 갓 태어난 동물에게 주사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쥐에게 사료의 최대 5%에 해당하는 MSG를 2년 동안 먹인 발암성 시험에서는 종양이 증가하지 않았다. 사람의 MSG 섭취량과 암 발생을 직접 연결한 인체 근거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소문은 무성한데, 안전기관의 평가는?



그렇다면 식품안전기관은 MSG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수많은 의혹에도 주요 식품안전기관의 판단은 명확하다. MSG를 일반적인 사용 수준에서 안전한 조미료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FDA는 MSG를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는 물질(GRAS)’로 분류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와 세계보건기구의 합동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 역시 글루탐산과 그 염류의 일일섭취허용량을 ‘특정하지 않음’으로 평가했다. 단,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통상적인 용도로 사용할 경우 별도의 섭취 한도를 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반면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조금 더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해, 하루 섭취 허용량을 체중 1kg당 30mg으로 정했다. 특히 가공식품을 자주 먹으면 해당 기준을 넘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기관마다 안전 기준을 정하는 방식은 달라도 결론의 방향은 같다. 일상적인 사용까지 위험하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따라붙은 악명에 비해 현재의 과학적 평가는 훨씬 담담한 셈이다.


미원 한 꼬집 앞에서



반세기가 넘도록 MSG에는 수많은 혐의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그 근거를 하나씩 들여다보고 나면, MSG는 식탁의 악당도, 음식을 건강하게 바꿔주는 마법의 가루도 아니다. 그저 음식에 감칠맛을 더하는 조미료일 뿐이다. 다음 번 요리할 때 미원 한 꼬집 앞에서 손이 멈춘다면, 이제는 막연한 죄책감까지 얹을 필요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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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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