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볶았는데
발암물질이?
조리유 제대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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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볶았는데 발암물질이? 조리유 제대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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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0
양민영양민영
FOOD SCANNER
양민영
양민영

[푸드스캐너=양민영] 볶음밥부터 계란프라이, 고기구이까지 주방에서 조리유가 빠지는 순간은 거의 없습니다. 예전에는 “무슨 기름이 맛있어?”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어떤 지방이 들어 있지?”, “이 기름은 가열해도 괜찮을까?”처럼 기름의 종류와 조리법을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올리브유, 아보카도유 등 선택지가 다양해진 데다 건강한 지방과 오메가-3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조리유 역시 꼼꼼하게 따져 고르는 식품이 되었습니다.

특히 기름은 볶거나 튀기는 과정에서 높은 열과 산소에 노출되면서 산화와 분해가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요. 국제암연구소(IARC) 역시 고온 튀김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리유 배출물을 인체에 ‘발암 가능성이 높은 물질(Group 2A)’로 분류하고 있죠.

그렇다면 기름은 뜨거워지는 순간 무조건 위험해지는 걸까요? 어떤 기름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가장 조심해야 할 순간은 ‘연기가 날 때’



요리를 하다 보면 이런 순간이 있죠? “조금 더 달궈야지.” 그런데 잠깐 한눈을 판 사이 프라이팬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난다면, 이때는 조리를 시작하지 말고 즉시 불을 꺼야 합니다.

기름에서 연기가 난다는 건 이미 높은 온도에 도달해 기름의 산화와 열분해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신호와도 같은데요. 지방산이 산화되고 분해되기 시작하면 아크릴아마이드, 벤조피렌과 같은 다양한 독성 물질이 생성될 수 있으며, 연기 속에는 미세입자와 여러 유기 화합물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분들은 호흡기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과 암 발생 위험까지 높일 수 있어요.


기름에는 각각 발연점​이 있습니다. 발연점은 눈에 보이는 연기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온도를 말하는데요. 미국 농무부(USDA)는 발연점에 도달하면 기름이 분해되기 시작하면서 불쾌한 냄새나 맛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대두유·땅콩유·홍화유의 발연점은 약 232℃, 포도씨유는 약 229℃, 카놀라유는 약 224℃, 옥수수유·올리브유·해바라기유는 약 210라고 알려져 있어요.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략적인 값으로 같은 종류의 기름이라도 정제 정도와 품질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발연점을 안전과 위험을 가르는 정확한 숫자라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예를 들어, 발연점이 210℃일 때 209℃까지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죠.


실제로 기름의 산화와 분해는 연기가 보이기 전부터도 조금씩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조리할 때는 기름에서 최대한 연기가 나지 않도록 조절하고, 과도한 열산화를 막는 것이 중요해요.


왜 뜨거워지면 달라질까?



조리유가 열을 받을 때 나타나는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산화입니다. 기름을 구성하는 지방산은 열과 산소에 노출되면 산화되기 시작하는데요. 특히 이중결합이 많은 다중불포화지방산은 상대적으로 산화에 더 취약한 편입니다. 산화가 진행될수록 기름의 맛과 냄새가 변할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여러 산화 생성물이 만들어질 수도 있어요.

이는 기름을 높은 온도에서 오래 가열하거나 반복해서 사용할 수록 더욱 커집니다. 고온 조리 과정에서 아크롤레인과 같은 자극성 물질을 비롯해 다양한 휘발성 화합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조리유의 열분해가 심해질수록 건강에 좋지 않은 물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요.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는데요. 바로 기름을 가열한다고 해서 곧바로 발암물질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높은 온도에서 장시간 가열하거나 연기가 날 정도로 과열하는 상황이에요.

IARC의 평가 역시 일반적인 모든 조리유가 아니라 ‘고온 튀김에서 발생하는 배출물’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낮은 온도에서 조리할 때 발생하는 배출물은 고온 조리 시와 상당히 다를 수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실제 자료에서는 230℃ 이상으로 가열했을 때 조리유의 돌연변이 유발 가능성이 크게 증가했다는 실험 결과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기름의 건강성을 판단할 때는 ‘어떤 기름인가’와 함께 ‘몇 도에서 얼마나 오래 가열했는가’ 역시 함께 봐야 해요.


어떤 조리유를, 어떻게 써야 할까?



그렇다면 매일 사용하는 기름, 어떤 걸 골라야 할까요? 고온 조리에 적합한 기름을 고를 때는 지방산 조성과 산화 안정성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다중불포화지방산(PUFA)이 많은 기름은 산화에 더 민감하고, 단일불포화지방산(MUFA)이 상대적으로 많은 기름은 산화 안정성이 높은 편이에요.

먼저 고온에서 조리하면 안 되는 기름의 종류부터 살펴볼까요?


올리브유

올리브유는 올레산이 풍부한 단일불포화지방산 중심의 기름입니다. 올리브유를 두고 ‘가열하면 무조건 나빠진다’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 이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설명입니다. USDA는 올리브유를 튀김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름으로 제시하고 있는데요.


다만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올리브유는 종류에 따라 고온에서 잘못 사용할 경우 발암물질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화학적·인위적 조작 없이 올리브를 저온에서 압착한 ‘버진 올리브유’는 되도록 고온 조리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버진 올리브유에 풍부한 항산화 성분인 토코페롤과 폴리페놀 등은 열에 약한 특성이 있어, 고온 조리 시 이들 성분이 줄어들 수 있어요.


따라서 고온에서 조리할 때는 정제 올리브유가 포함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정제 올리브유에 버진 올리브유를 섞은 ‘퓨어 올리브유’를 선택하면 가정에서 일반 식용유처럼 볶음이나 부침 등에 활용할 수 있어요.



들기름

들기름의 가장 큰 특징은 α-리놀렌산(ALA)이 풍부하다는 점입니다. ALA는 오메가-3 계열의 다중불포화지방산으로 영양학적으로 중요한 지방산이지만, 이중결합이 두 개 이상이기 때문에 산화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특성이 있는데요.


실제로 ALA가 풍부한 기름을 가열한 실험 연구에 따르면, 들기름과 아마씨유처럼 다중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물성 기름은 가열 과정에서 지방산의 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이때 생성된 산화 산물이 신경세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산패한 들기름은 섭취 시 활성산소를 증가시키거나 발암물질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온에서 오래 볶거나 튀기는 용도보다는 샐러드나 나물무침처럼 생으로 먹거나 조리가 끝난 뒤 향을 더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들기름 특유의 고소한 향을 살리면서 불필요하게 높은 온도에 오래 노출되는 것도 피할 수 있습니다.


참기름

참기름은 오메가-6 계열의 리놀레산이 60%, 오메가-9 계열의 올레산이 40%를 차지합니다. 다량의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으며, 발연점도 170℃로 낮은 편이라 고온에서 가열할 경우 화학반응으로 인해 몸에 해로운 물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고온에서 가열하면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생성될 수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죠. 따라서 들기름과 마찬가지로 참기름도 요리가 마무리된 후 마지막에 한 바퀴 둘러주거나, 무침처럼 가열하지 않는 요리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고온 조리에 적합한 기름은 어떤 게 있을까요?


아보카도유
아보카도유가 고온 조리용 기름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단일불포화지방산, 특히 올레산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올레산은 다중불포화지방산보다 산화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특성이 있어 열을 많이 사용하는 요리에 활용하기 좋아요. 발연점 또한 약 270℃로 고열 조리 방식을 요하는 음식에 가장 적합한 기름입니다.

카놀라유
카놀라유는 유채 씨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일상적인 볶음 요리에 활용하기 좋은 대표적인 조리유입니다. 올레산이 60-65% 함유되어 있고, 발연점이 약 240℃로 높아 튀김 요리는 물론 부침 요리, 볶음 요리 등에 두루 활용할 수 있어요.


콩기름

우리나라 가정에서 가장 익숙한 조리유죠? 콩기름은 식물성 기름 중에서도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오메가-6,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데요. 발연점이 약 232℃로 높은 편이라 튀김용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산화 속도가 느려 조리 중 산패가 덜 일어나고 발암물질 생성 가능성도 낮습니다.


조리유를 둘러싼 이야기는 종종 ‘이 기름은 발암물질을 만든다’라는 식으로 단순화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기름인지뿐만 아니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해요.


먼저 조리법에 맞는 기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볶음이나 부침처럼 비교적 높은 온도를 사용하는 조리에는 열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름을 선택하고, 발연점이 낮거나 다중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기름은 고온 가열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들기름처럼 ALA가 풍부한 기름은 생으로 먹거나 조리가 끝난 뒤 향을 더하는 정도로 사용하고, 아보카도유나 카놀라유처럼 비교적 열에 안정적인 기름은 고온 조리에 활용하는 거죠.


또 기름을 고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용법인데요. 같은 기름이라도 온도와 가열 시간, 산소 노출, 반복 사용 여부에 따라 산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고온 조리에 적합한 조리유라도 잘못 사용하면 좋지 않을 수 있어요. 연기가 날 정도로 과열하거나 오랫동안 가열하는 경우, 또는 사용한 기름을 반복해서 재사용하면 산화와 열분해가 더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조리유를 사용할 때는 딱 이것만 기억해 보세요. 기름을 고르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기름에 맞는 온도와 조리법으로 사용하는 것까지가 진짜 ‘조리유 제대로 쓰는 법’이라는 것을요.

FOODDITOR
양민영
양민영
트렌드 한 입, 인사이트 한 스푼. 맛있는 건 놓치지 않고, 트렌드는 더 빠르게 씹어보는 푸디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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