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성분은 이제 그만!
클린라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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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성분은 이제 그만! 클린라벨이란?

성분표원재료클린라벨
2026.07.31
양민영양민영
FOOD SCANNER
양민영
양민영

[푸드스캐너=양민영] 마트에서 장 볼 때, 어떤 걸 가장 먼저 보시나요? 예전에는 유통기한이나 가격표를 먼저 확인했다면, 요즘은 제품을 뒤집어 원재료명과 성분표부터 살펴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이름조차 읽기 어려운 첨가물이 잔뜩 적혀 있으면 왠지 다시 선반에 내려놓게 되고, 반대로 익숙한 재료 몇 가지만 적혀 있으면 괜히 한 번 더 눈길이 가죠.

실제로 소비자들의 관심은 이제 칼로리나 맛을 넘어 ‘무엇으로 만들었는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제식품정보위원회(IFIC)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약 2/3는 식품 구매 시 원재료 정보를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답했으며, 많은 소비자가 이전보다 성분표를 더 꼼꼼히 확인한다고 응답했는데요.

이런 변화와 함께 식품업계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것이 바로 ‘클린라벨(Clean Label)’입니다.


이해하기 쉬운 라벨



사실 클린라벨은 법적으로 정해진 공식 용어는 아닙니다. 미국 FDA나 유럽연합(EU)에도 ‘클린라벨(Clean Label)’에 대한 통일된 법적 정의는 존재하지 않아요. 업계와 소비자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개념에 가깝죠.

일반적으로는 인공색소, 인공향료, 합성보존료 등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첨가물을 최소화하고,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원재료를 사용하는 식품을 의미합니다.

눈길을 끄는 점은 클린라벨이 식품의 영양성분보다도 '소비자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은 클린라벨 트렌드의 본질을 ‘소비자가 자연스럽고 덜 가공됐다고 느끼는 식품에 대한 선호’라고 설명하는데요.

다시 말해, 과학적 기준보다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한 개념인 셈이죠.


예를 들어 원재료명에 밀가루, 귀리, 우유, 소금처럼 익숙한 재료가 적혀 있다면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안심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면 발음하기 어려운 첨가물 명칭이 길게 나열되면 실제 안전성과 무관하게 심리적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죠.


미국 국제식품정보위원회(IFIC)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은 '화학적으로 들리는 성분'에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으며, 대부분의 응답자가 깨끗한 성분을 선택한다고 답했습니다.


미국 식품 무결성 센터의 설문조사 결과, 미국 소비자의 46%는 이해하기 쉬운 말로 적힌 성분표가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며 이에 대한 추가 비용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별개로 전체 소비자의 53%는 성분이 단순명료한 '클린 라벨' 제품을 더 건강한 식품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클린라벨이 곧 건강식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인데요. 설탕과 버터로 만든 쿠키도 원재료가 단순하면 클린라벨 제품이 될 수 있어요. 그런데 누구나 아는 재료도 과하게 섭취하면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죠? 즉,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이름과 실제 건강 효과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반대로 이름이 어려운 식품첨가물이라고 해서 반드시 건강에 해로운 것도 아닙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까요?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이라는 단어, 들어보셨나요? 왠지 낯설고 어려워 보이는 이 단어, 사실은 우리가 모두 아는 영양소 중 하나인데요.


바로 비타민 C의 또 다른 이름이에요. 토코페롤과 비타민 E도 같은 사례죠. 그렇기 때문에, 클린라벨은 건강의 절대적인 기준이라기보다 소비자와의 '투명한 소통 방식'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


사람들은 왜 성분표를 보기 시작했을까?



클린라벨 트렌드의 배경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가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건강과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소비자들은 자신이 먹는 식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초가공식품 논의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이 초가공식품 섭취와 건강 문제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소비자들은 ‘얼마나 먹느냐’뿐 아니라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칼로리나 가격만 보던 과거와 달리 원재료명과 성분표를 꼼꼼히 살펴보는 소비자가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식품의 영양성분을 넘어 제조 과정과 원재료 구성까지 살펴보는 문화가 형성된 거죠.

미국 국제식품정보위원회의 조사에서 소비자의 약 63%가 음식이나 음료의 성분이 구매에 최소 중간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러한 현상은 국내에서도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3년 한국식품연구원이 진행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7%가 식품 구매 시 식품첨가물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어요. 우려 이유로는 건강 문제가 가장 많이 언급되었으며, 다수의 응답자가 클린라벨 제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식품의 가격이나 맛보다는 스토리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Z세대의 경우, 유기농·천연·고단백·무첨가·동물복지·환경·윤리 같은 클린라벨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NS와 모바일 환경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예전에는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가 거의 전부였다면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원재료를 검색하고, 전문가의 해설을 찾아보고, 다른 소비자들의 후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는 특정 제품의 성분표를 분석하는 콘텐츠가 수백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하죠.


식품 기업들도 바뀌고 있다



소비자가 바뀌면 시장도 바뀝니다. 원재료명을 꼼꼼히 읽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식품 기업들도 새로운 숙제를 받게 됐어요.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분표는 더 단순하게 만들 것.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식품업계에서는 '더 짧고 더 이해하기 쉬운 성분표'를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보존성이나 색감, 풍미를 위해 다양한 첨가물을 사용했다면 이제는 천연 유래 원료와 발효 기술을 활용해 같은 기능을 구현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어요.

이러한 변화는 실제 시장 규모에서도 확인됩니다. 시장조사업체 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클린라벨 성분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361억 달러로 추산되며, 연간 약 4.3%씩 성장해 2034년에는 약 2,071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러한 성장은 식품 산업 전반에 걸친 실질적인 개혁을 반영합니다. 기업들은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식물성 방부제, 천연 색소, 간소화된 레시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어요.

식물성 식품 시장에서도 클린라벨은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식물성 식품 브랜드인 Beyond Meat는 2024년 4세대 Beyond Burger(Beyond IV)를 출시하며 아보카도 오일 사용, 나트륨 감소, 원재료 단순화 등을 추진했고, 그 결과 식물성 육류 제품 중 최초로 클린라벨 프로젝트 인증을 받기도 했는데요.


또 미국의 Simple Mills는 아몬드 가루, 씨앗류 등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하고 인공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Danone은 2026년 영국 시장에서 원재료를 단 3가지(천연 요거트, 배양액, 비타민)로 구성한 ‘Actimel Simple’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이 짧고 이해하기 쉬운 원재료 목록을 선호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이라고 소개했어요.

국내 식품업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무첨가, 최소 첨가, 간결한 원재료 구성을 강조한 우유, 요거트, 간식류 등의 제품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어요. 최근에는 대한뉴팜이 자사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디뉴’의 신제품을 클린라벨 제품으로 출시하였으며, 오뚜기도 클린라벨 트렌드를 반영해 8가지 채소를 중심으로 한 채수 육수링을 출시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그동안 제품마다 ‘무첨가’, ‘안심 성분’ 표기가 각기 달라 소비자 혼란을 불러오기도 했는데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8월, 한국식품연구원과 관련 기관이 합성첨가물 미사용, 유전자변형생물(GMO) 원료 및 방사선 조사 성분 배제, 위생적 제조공정 확보 등 명확한 심사 기준을 충족한 제품에만 인증 마크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한국형 클린라벨 인증제 도입을 구축했습니다.


클린라벨 제품, 어떻게 고르면 좋을까?



그럼 성분표가 짧을수록 무조건 좋은 걸까요?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클린라벨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제품 전체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성분표가 짧더라도 당류나 포화지방 함량이 높을 수 있고, 반대로 필요한 영양 강화를 위해 첨가물이 들어간 제품도 있습니다. 식품의 건강성을 판단하려면 원재료뿐 아니라 영양성분과 섭취량까지 함께 살펴야 해요.

그래서 실제로 제품을 고를 때는 다음 세 가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원재료명.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재료인지, 지나치게 많은 첨가물이 들어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둘째, 영양성분표.

당류, 나트륨, 포화지방 함량이 과도하지 않은지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해요!


셋째, 가공 정도.

원재료가 단순하더라도 지나치게 가공된 식품이라면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식습관과 건강 목표.

운동량이 많은 사람과 혈당 관리를 해야 하는 사람의 식품 선택 기준은 다를 수 있어요. 누군가에게 좋은 식품이 나에게도 반드시 좋은 식품이라는 뜻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모든 브랜드가 ‘깨끗해 보이기 위해’ 경쟁할 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식은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라고 말하는데요. 포장을 뒤집어 실제 성분 목록을 읽고 영양 라벨을 확인하는 작은 습관이 큰 차이를 만듭니다. 원재료명과 영양성분표를 같이 읽으면 어느 하나만 읽는 것보다 훨씬 풍부한 그림을 볼 수 있어요.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을 먹는지 아는 것’



클린라벨은 소비자들이 식품을 바라보는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변화를 보여줍니다. 이제 사람들은 ‘얼마나 맛있는가’ 뿐만 아니라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왜 그런 재료를 사용했는지’까지 알고 싶어 합니다. 소비자는 더 많은 정보를 원하고, 기업은 더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죠.

클린라벨의 핵심은 '좋은 식품'을 단정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비자가 식품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데 가깝습니다. 성분표가 짧다고 무조건 좋은 식품도 아니고, 이름이 어렵다고 무조건 나쁜 식품도 아니니까요. 중요한 것은 첨가물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내가 먹는 식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선택하느냐에 있습니다.

오늘 식탁 위에 놓인 음식은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을까요? 이제는 맛뿐 아니라 그 안의 이야기도 함께 읽어볼 차례입니다.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한 번 뒤집어 보세요. 원재료명과 영양성분표를 읽어보는 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그 몇 초의 습관이 내가 먹는 식품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 잊지 마세요!

FOODDITOR
양민영
양민영
트렌드 한 입, 인사이트 한 스푼. 맛있는 건 놓치지 않고, 트렌드는 더 빠르게 씹어보는 푸디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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