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캐너=양민영] 여름철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요즘, 다들 하루에 탄산수 몇 잔씩 드시나요? 얼음이 가득 담긴 컵에 탄산수를 따라 마시는 것만큼 더위를 식혀주는 것도 없는데요.
여름철 건강 관리나 다이어트로 달콤한 음료 대신 칼로리 부담이 없는 청량감을 즐기는 분들, 건강 이슈로 음료 대신 탄산수를 찾는 분들, 그리고 물 대신 탄산수를 마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카페에서도,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탄산수를 만나볼 수 있고, 심지어 집 냉장고에도 꼭 한두 병씩은 꼭 자리 잡고 있죠.
그런데 혹시 아셨나요? 푹푹 찌는 더위를 식혀주는 이 상쾌한 탄산수가 치아 건강에 의외의 복병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요.
물 대신 탄산수를 찾는 사람이 많은 이유

탄산수는 말 그대로 물에 이산화탄소를 녹여 만든 음료입니다. 그 과정에서 탄산이 생겨 특유의 청량감과 미세한 신맛을 더하죠. 거품이 올라오며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청량함이 특징이에요. 생수에 비해 심심하지 않고, 칼로리가 제로라는 점 때문에 여름철에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원래는 소화 개선이나 갈증 해소 목적으로 마셨지만, 최근에는 다이어트와 웰빙 트렌드에 맞춰 제로 칼로리 대체 음료로도 각광받고 있는데요. 특별히 이슈가 되는 첨가물도 없고, 탄산 특유의 자극이 입을 심심하지 않게 해주니, 음료 시장에서 물과 탄산음료의 중간 지점을 차지한 셈이에요.
과일, 허브 등 향을 더한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맛없는 물을 싫어하는 MZ세대에게 카페인 없는 대체재이자, SNS에 올리기 좋은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 되기도 했습니다.
상쾌함 뒤에 숨은 진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가 물 대신 마시는 탄산수, 정말 건강에 무해할까요?
최근 영국 구강건강재단과 국내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탄산수는 건강에 결코 무해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pH 농도인데요. 일반 수돗물은 pH7으로 중성이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탄산수는 pH 3.9~4.5 정도로 산성을 띱니다. 치아 법랑질은 pH 5.5 이하에서 부식되기 시작하는데, 탄산수는 그 경계선을 훌쩍 넘어버린 거죠.
실제로 국내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습니다. 연세대 치대 연구팀은 국내 탄산수 6종을 분석했는데요. 모두 치아 법랑질이 부식될 수 있는 pH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남대 치대 연구에서는 레몬향 탄산수가 치과 수복 재료인 레진 표면까지 손상시킨다는 결과도 나왔어요.
탄산수를 그냥 물에 기포 좀 들어간 거라고 생각하기엔, 꽤 공격적인 녀석일 수 있습니다.
치아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까?

우선, 탄산수를 자주 마시면 법랑질 침식이 일어납니다. 법랑질은 치아를 보호하는 단단한 막인데, 한 번 손상되면 다시 재생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시린 이나 충치가 생기기 쉬워지고, 심하면 치아 형태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안그래도 더운 여름, 얼음이나 찬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가 시리다면 정말 곤혹스럽겠죠?
더 무서운 건 이런 손상이 누적된다는 사실이에요. 한두 번 마신다고 바로 치아가 녹는 건 아니지만, 매일 물처럼 탄산수를 들이킨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전문가들은 탄산수를 포함한 산성 음료를 장기간 습관적으로 마실 경우 치아 법랑질이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해요.
실제로 영국 버밍엄대 치과대학 교수는 산성 역류와 탄산음료로 인해 치아 윗부분이 50~90% 손상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탄산수 대신 생수를 마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탄산수를 치아 시편에 반복적으로 노출한 연구에서는 탄산 농도가 높을수록 산성도가 높아지면서 치아 표면의 미세경도 감소와 표면 손상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관찰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모든 연구에서 탄산수 자체를 무조건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ADA 및 일부 치의학 기관들은 무향·무첨가의 순수 탄산수는 비교적 안전한 선택이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산성 음료인 만큼 하루 종일 조금씩 마시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레몬이나 라임 향처럼 다른 맛이 첨가된 제품은 산성이 더 강할 수 있어 제품 성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합니다.요약하자면, 탄산수 자체가 완전히 무해한 건 아니지만 위험도는 제품 특성이나 섭취 빈도, 첨가 성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제품을, 얼마나 자주, 어떻게 마시느냐가 핵심인 거죠.
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렇다면 치아 건강에만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위·식도 역류가 있는 사람이 탄산수를 마시게 되면 더부룩함이나 속쓰림이 심해질 수 있어요.
또, 간혹가다 탄산수로 양치나 세안을 하는 분들을 본 적이 있으실 텐데요. 탄산수는 산성이 있기 때문에, 구강뿐 아니라 피부에도 이롭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시는 용도로만 즐기시는 것이 가장 좋아요.
안전하게 즐기는 TIP

물 말고는 다 나쁘다는 결론으로 가기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적절히 즐긴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하는데요. 단, 몇 가지 지켜야 할 원칙이 있어요.
탄산수를 마실 때, 입 안에 오래 머금지 말고 가능하다면 빨대를 사용해 치아와의 접촉 시간을 줄이세요. 치아와 직접적으로 닿는 시간을 줄이는 게 핵심입니다.
그리고 탄산수를 마신 후에는 가볍게 물로 입을 헹궈 산성을 중화시키는 것이 좋고, 양치는 바로 하지 않는 것이 좋은데요. 산성에 노출된 상태에서 곧바로 칫솔질을 하면 오히려 법랑질이 더 쉽게 벗겨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하게 30분~1시간 뒤에 양치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톡 쏘는 한 잔, 현명하게 적당히

제로 칼로리, 청량한 기포, 물 대신 마시는 재미까지. 탄산수는 확실히 매력적인 음료입니다. 그렇기에 물 대체재로 자리 잡은 것이 당연해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치아 건강에 있어서는 마냥 무해하지 않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물과 똑같이 단정 짓기는 어려우니까요.
빨대 사용, 섭취 후 물로 헹구기, 바로 양치하지 않기 같은 작은 습관만 지켜도 위험은 크게 줄어듭니다. 또, 어느 제품을 고르냐, 얼마나 자주 마시느냐, 어떻게 마시느냐 같은 변수들이 손상 가능성을 좌우하기 때문에, 중요한 건 현명하게 즐기는 것이에요.
적당히 마시면 상쾌한 친구, 과하게 마시면 치아의 배신자일 수 있는 탄산수. 하루 종일 들고 마시기보다는 톡 쏘는 청량감이 필요할 때 가끔 꺼내 마시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