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의 세계, 
진간장은 정말 안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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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의 세계, 진간장은 정말 안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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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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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스캐너=송나리] 간장은 우리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본적인 양념이자, 어느 주방에나 필수로 자리하고 있는 친숙한 식재료다. 그런데 이 익숙한 간장이 최근 뜻밖의 이유로 화두에 올랐다.

선재스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거 방송에서 언급한 ‘진간장 발언’이 다시 조명됐기 때문이다. 당시 스님은 “시중에 판매되는 진간장은 화학 성분이 함유돼 있어 직접 담근 장으로 식단을 바꿨다”고 말했는데, 이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재확산된 것이다.

실제로 간장은 제조 방식에 따라 한식간장(국간장), 양조간장, 산분해간장, 그리고 혼합간장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진간장’이라고 부르는 제품 상당수는 이 혼합간장에 해당한다. 혼합간장은 발효해서 만든 ‘양조간장’에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만든 ‘산분해간장’을 섞어서 제조된다. 이러한 배경을 알고 보면, 선재스님의 발언이 일정 부분 공감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진간장은 정말 건강에 안 좋을까? 그리고 간장을 구매할 때는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


한식의 뿌리를 이루는 맛, 간장



선재스님의 발언이 유독 크게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단순하다. 간장은 오랫동안 집집마다 가장 중요한 기본 양념이었기 때문이다.

간장은 단순히 짠맛을 더하는 조미료에 그치지 않는다. 콩과 소금, 물, 그리고 시간이 만나 만들어낸 깊은 감칠맛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감칠맛이야 말로 한식의 중심을 지탱해 온 핵심이다.

활용 범위도 넓다. 국과 찌개, 나물, 조림까지 한식의 대부분은 간장을 기반으로 간을 맞춘다. 심지어 바쁜 아침, 달걀프라이에 밥을 비벼 먹을 때도 간장 몇 스푼이면 한 끼가 뚝딱 완성된다. 여기에 다양한 소스의 기본이 되거나, 퓨전 요리의 간을 잡는 데에도 쓰인다. 그만큼 우리 식탁에서 간장 한 스푼의 힘은 크다.


간장은 많이 먹어도 괜찮을까?



간장이 주는 건강 효능도 무시할 수 없다. 간장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발효의 과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간장은 높은 염도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특정 미생물에 의해 발효가 진행된다. 이 미생물들은 단백질을 분해해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유기산과 같은 대사산물을 만들어 내는데, 일부 연구에서는 이러한 물질들이 발효 식품의 기능성과 연결되는 핵심 요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이 발표한 동물실험에 따르면 간장을 일정 기간 섭취한 실험 쥐에게서 기억력 개선과 더불어 혈당 조절 능력, 체내 수분 대사 유지 기능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장내 유익균 비율이 증가하고 뇌 신경세포 사멸은 감소하는 변화도 관찰됐다.

이는 간장이 단순한 조미료 역할을 넘어 인지 기능과 대사, 장 건강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이러한 기능성이 있다고 해서 간장을 많이 섭취할수록 건강에 이롭다는 의미는 아니다. 간장은 여전히 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품이며, 과다 섭취할 경우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진간장은 발효식품이 아니다



앞서 살펴본 간장의 기능성은 공통적으로 ‘발효’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진간장 대부분은 발효 식품과는 거리가 멀다. 선재스님이 진간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이유 역시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현재 유통되는 진간장의 상당수는 ‘혼합간장’으로 발효식품인 양조간장에 화학적 공정을 거친 산분해간장을 섞은 제품이다.

간장 제조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콩을 발효시켜 오랜 시간 숙성하는 전통 방식과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빠르게 분해하는 산분해 방식이다.

산분해 방식은 탈지대두에 염산을 넣어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한 뒤, 수산화나트륨으로 중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캐러멜색소를 더해 간장의 색과 형태를 보완한 것이 산분해간장이다.

이러한 제조 방식 덕분에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되는 발효 방식과 달리, 산분해간장은 며칠 만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주로 외식업계나 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진간장’이라고 부르는 제품에는 이러한 산분해간장이 일정 비율 포함되어 있다. 물론 소비자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제품 뒷면에 표시된 ‘식품유형’을 보면 된다. ‘양조간장’, ‘혼합간장’, ‘한식간장’이라는 표기만으로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산분해간장과 3-MCPD



문제는 산분해간장 경우 고온에서 염산을 사용하는 화학적 공정을 거치다 보니, 이 과정에서 ‘3-MCPD(3-모노클로로프로판디올)’와 같은 유해 가능 물질이 의도치 않게 생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진간장 즉, 산분해간장이 이슈가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 물질을 ‘2B군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인체에 대한 명확한 인과관계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지만, 동물실험에서는 발암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2008년 식품의약품안전처 독성연구부의 동물실험 발표를 통해 3-MCPD의 발암 가능성이 확인된 바 있다. 실험 쥐에게 2년간 해당 물질을 투여한 결과, 신장 내 선종 및 암종 발생이 증가했으며 고환 종양 역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노출될수록 이러한 종양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경향도 함께 관찰됐다.

사실 3-MCPD를 둘러싼 안전성 논쟁은 1990년대부터 이어져 왔다. 이에 정부와 업계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저감 공정을 도입하고 관리 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오고 있다. 2020년 산분해간장과 혼합간장의 3-MCPD 허용 기준을 0.1mg/kg 이하로 설정한 데 이어, 2022년부터는 0.02mg/kg 이하로 낮추어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제품은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반적인 섭취 수준에서는 건강에 즉각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 특히 우리나라의 기준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보다 훨씬 엄격한 수준이기 때문에, 실제 식생활에서 간장을 통해 노출되는 3-MCPD 양은 매우 적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간장의 세계 :: 간장 고르는법



그래도 만약 산분해간장을 피하고 싶다면 혼합간장 대신 양조간장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혹시 혼합간장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면, 양조간장의 비율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양조간장은 흔히 ‘왜간장’, ‘일본식 간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일본식 제조 기술의 영향을 받은 제품이다. 일본에서는 간장을 만들 때 콩에 밀이나 보리를 더해 누룩균으로 발효한 뒤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킨다. 메주를 따로 만드는 우리 전통 방식보다 발효 속도가 빠르고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

이처럼 양조간장은 자연 발효를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고유의 향이 좋고 풍미가 깊다. 또한 색이 진하며 탄수화물을 함께 발효하는 과정에서 은은한 단맛이 형성된다. 이 덕분에 조림이나 볶음처럼 간을 맞추는 요리에 제격이다.

다만 열에 오래 노출될 경우 향이 옅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럴 때는 제품의 TN지수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TN지수는 단백질 함량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수치가 높을수록 감칠맛이 더 풍부하다. TN지수가 높은 간장을 사용하면 가열 시, 향이 일부 줄어들더라도 전체적인 풍미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한편 한식간장은 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 간장이다. 조선간장, 집간장이라고도 불리며 주로 국물 요리에 사용된다고 해서 ‘국간장’이라는 이름으로도 익숙하다.

한식간장은 제조 방식부터 차이가 있다. 삶은 콩으로 메주를 빚어 발효한 뒤, 이를 소금물에 담가 두 달 이상 숙성시킨다. 이후 액체는 간장으로 고체는 된장으로 나눠 사용한다. 색이 맑고 짠맛이 강하면서도 구수한 감칠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간장 유형이 간소화된다면?



이처럼 제조 방식은 소비자가 간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하지만 어쩌면 이런 기준 자체가 모호해질 가능성이 있다. 간장의 식품유형을 간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부 업계 목소리를 고려해 간장 식품유형 간소화를 검토하자, 시민단체와 대책위원회를 비롯해 농림축산식품부 등 각계에서 반발한 바 있다. 간장의 종류를 단순하게 통합할 경우 소비자의 알 권리가 제한되고, 나아가 고유의 전통 장 문화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의 핵심은 결국 ‘제조 방식에 따른 구분이 사라진다’는 데 있다. 전통 간장과 산분해간장, 혼합간장의 명칭 경계가 흐려지면, 소비자는 해당 제품의 정확한 제조 과정을 알 길이 없어진다. 특히 우리 장 문화의 본질이 ‘발효’에 있음을 생각할 때, 발효를 거치지 않은 방식까지 동일한 범주로 묶이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생길 수밖에 없다.

간장 유형 간소화 논의는 단순한 라벨 표시 체계의 변화를 넘어 소비자가 식품을 어떻게 이해하고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물론 각 제조 방식에는 뚜렷한 장단점이 존재한다. 산분해간장은 짧은 시간 안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격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다. 반면 전통 발효 간장은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오랜 숙성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깊은 향미를 지닌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비자인 우리가 제조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고, 각자의 기호와 상황에 맞춰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다. 간장은 매일 우리 식탁에 오르며 가장 기본적인 맛을 책임지는 핵심 재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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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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