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캐너=양민영] 혹시 밥 지을 때 콩이나 잡곡을 넣어 드시나요? 흰쌀밥 대신 잡곡밥을 찾고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조금이라도 더 보충하는 등 밥 한 그릇의 영양 균형을 위한 작은 변화들이 이어지는 요즘, 농업계와 식품 분야에서 흥미로운 제안이 하나 등장했습니다. 바로, 땅콩을 밥에 넣어 먹는 방법입니다.
사실 땅콩을 밥에 넣는다는 것이 조금 낯설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농촌진흥청이 밥에 넣어 먹기 적합한 신품종 땅콩 ‘보담’과 ‘흑찬’을 소개하며 식문화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어요. 특히 탄수화물 위주의 밥상에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을 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어요.
농촌진흥청의 분석에 따르면 보담과 흑찬을 약 10% 섞어 밥을 지으면 항산화 기능이 일반 쌀밥보다 2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고 고소한 땅콩 한 알이 식탁의 영양 균형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 신기하지 않나요?
밥에 넣어 먹는 땅콩, ‘보담’과 ‘흑찬’

보담
: 검은색 속껍질을 가진 소립형 땅콩. 100알의 무게가 약 44g으로 둥글고 작아 밥에 섞기 좋습니다.
흑찬
: 짙은 보라색 속껍질을 가진 검정 땅콩. 100알의 무게가 약 64g이며 수확성이 높고 갈색무늬병, 검은무늬병과 같은 병해에도 비교적 강한 품종입니다.
그런데 보담과 흑찬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바로, 속껍질에 숨어 있는 기능성 성분 때문이에요.
껍질 속 항산화 성분, 안토시아닌


중국 산시 이공대 생물과학공학부 연구팀이 안토시아닌 관련 임상 연구와 동물 실험을 메타 분석한 결과, 안토시아닌은 산화 손상을 줄이고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어요.
안토시아닌이 항산화 작용을 넘어 심혈관 건강과 대사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요. 중국 광저우 쑨원대학교 연구팀의 메타분석에서는 안토시아닌 섭취 시,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한 염증 지표인 C-반응성 단백질과 TNF-α 수치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밥에 넣으면 영양이 얼마나 달라질까?

농촌진흥청 분석에 의하면 보담을 쌀에 10% 섞어 지은 밥의 폴리페놀 함량은 28.8로 흰쌀밥(3.6)보다 약 8배 높았으며, 20%를 넣으면 52.4로 15배 수준까지 증가합니다. 또 흑찬을 10% 혼합해 지은 밥의 항산화 능력(ABTS)은 36.7, 20%를 넣어 지은 밥은 55.03으로 흰쌀밥 항산화 능력(17.68)보다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두 품종은 일반 땅콩보다 27-30%의 단백질과 50% 이상의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되어 있을 뿐 아니라 무기질도 풍부한데요. 흑찬을 10% 섞으면 칼륨이 2.3배, 칼슘이 1.6배, 마그네슘이 3.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칼륨은 혈압 조절에, 칼슘은 뼈 건강에, 마그네슘은 심장과 신경 기능에 중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에 보담과 흑찬을 혼합해 밥을 지으면 탄수화물 중심의 밥에 단백질과 미네랄을 더하는 효과가 있는 셈입니다.
즉 보담, 흑찬을 취향에 따라 쌀의 5-20%만큼 섞어 밥을 지으면 탄수화물 위주 식단에 양질의 단백질, 지방산, 항산화 성분을 더하며 고소한 맛과 식감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것이죠.
본 투 비 ‘영양 밀도 높은 식품’, 땅콩

지방 구성 또한 특징적이에요. 땅콩 지방의 약 80%는 불포화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올레산과 리놀레산이 풍부합니다. 여기에 비타민 E, 엽산, 마그네슘, 식이섬유까지 고루 들어 있어요.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바로 ‘레스베라스톨’이라는 성분인데요. 포도 껍질이나 적포도주에 많이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인데, 땅콩에도 소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은 몸집 안에 식물성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 미량 영양소, 그리고 항산화 물질까지 꽤 다양한 영양을 담고 있어요.
피넛버터는 건강식일까?

그렇기 때문에, 피넛버터를 건강하게 즐기려면 설탕이나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100% 피넛버터를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또, 티스푼으로 두 숟가락 정도가 하루 권장량에 해당하니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작은 콩 한 알이 바꾸는 식탁

건강한 식단은 거창한 변화에서 시작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세 끼 중 한 번, 밥에 들어가는 재료를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식사의 균형은 달라질 수 있어요. 잡곡을 섞듯이 때로는 작은 땅콩 몇 알을 더하는 것. 어쩌면 그 사소한 선택이 우리 밥상의 영양 지도를 조금씩 바꿔 나갈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