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성인 고지혈증 환자 비율은 23.6%로, 이는 성인 4명 중 1명이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셈인데요. 불과 10년 전만 해도 12%대였던 수치가 1.7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이제 고지혈증은 우리 일상에서 흔한 만성질환이 되었어요.
고지혈증이 무서운 이유

특히 40-50대를 기점으로 고지혈증은 고혈압, 당뇨와 엮이기 시작합니다. 올해 1월 발표된 질병관리청의 ‘성인의 복합 만성질환 현황 및 관련 요인’ 현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4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의 복합 만성질환 유병률은 2013-2015년 11.5%에서 약 1.7배 증가한 19.7%로 집계되었습니다. 특히 고혈압·당뇨·고콜레스테롤혈증 등 3가지 질환을 모두 앓는 사람의 비율은 2013년 5.9%에서 2024년 10.9%로 2배 가까이 늘었어요.
즉, 성인 10명 중 1명은 복합 만성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는 건데요. 단일 질환이 복합 만성질환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마른 사람도 예외 없다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에 실린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다국가 연구팀의 연구에 의하면 정상 BMI 그룹에서도 LDL 수치가 높을 수 있으며, BMI와 LDL 콜레스테롤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살찐 사람만 콜레스테롤 높은 거 아냐?’라는 생각 자체가 과학적으로 근거가 약하다는 뜻입니다.
의학계에서는 이 개념을 정상 체중이지만 체지방이 많은 상태인 ‘Normal Weight Obesity(정상 체중이지만 체지방이 많은 상태)’ 또는 ‘Metabolically Unhealthy Normal Weight(표준 체중이지만 대사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부르며, 숨겨진 내장지방과 대사 이상이 혈관 건강에 더 중요한 위험인자임을 강조하는데요.
2015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과 서울대학교병원 심혈관 센터의 연구에서도 체질량지수는 정상이지만 체지방량이 높으면 혈관 속에 플라크가 축적되는 죽상동맥경화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 무엇을 봐야 할까?

서울아산병원 뉴스룸에 따르면 고지혈증은 총콜레스테롤이 240mg/㎗을 넘거나, LDL 콜레스테롤이 190mg/㎗ 이상이거나, 중성지방이 200mg/㎗ 이상이면 고지혈증에 해당됩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고지혈증 기준을 넘지 않더라도 고지방 위주의 식습관을 장기간 갖고 있거나, 고혈압·당뇨·흡연·비만 등의 심장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부모가 심장병 또는 고지혈증이거나, 연령이 40대 이상이거나, 이미 심장병을 앓은 적이 있다면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데요.
고지혈증을 그냥 방치하면 혈관 내벽에 지방이 달라붙으면서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을 초래하는 동맥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고 싶다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고지혈증, 식습관이 절반을 좌우한다

식이섬유와 불포화지방은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며, 특히 귀리·보리·콩류에 풍부한 수용성 식이섬유는 LDL을 낮추는 효과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었는데요. 여기에 등푸른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은 중성지방을 낮추고 혈관 염증을 완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쉽게 말해 올리브유, 견과류, 생선처럼 심혈관 건강에 좋은 지방을 적극적으로 채우는 식단이 반드시 병행돼야 LDL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혈관 관리에 도움이 되는 음식

불포화지방은 혈중 지질 개선, 염증 억제, 내피 기능 회복 같은 복합적인 보호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Springer Nature Link에 실린 미국 연구팀의 논문을 살펴보면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한 식단인 DASH 식단을 섭취했을 때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졌으며, 특히 포화지방을 올리브 오일과 같은 식물성 불포화 지방으로 대체했을 때 탄수화물 식단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이 더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해당 연구에서 매일 견과류를 섭취할 때마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졌으며, 카놀라 오일·아보카도 등을 섭취했을 때에도 LDL 콜레스테롤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는데요. 연구진은 단일 불포화 및 다중 불포화 지방이 함유된 건강한 식물·해산물 공급원은 건강한 식단 패턴에서 중요한 건강상의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 관상동맥 심장 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등푸른생선: 고등어, 연어, 정어리
등푸른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은 혈관 건강 개선, 고지혈증 관리, 심혈관 위험 감소에 도움을 줍니다.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에 게재된 미국 연구팀의 메타 분석에 의하면 149,051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오메가-3 지방산 섭취를 분석했을 때, 심혈관 사망률 감소·비알코올성 심근경색 위험 감소·관상동맥 심장질환 사건 감소 등 주요 심혈관 질환과 연관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연구는 오메가-3가 지질 수치를 바꾸는 것 외에도 실제 심혈관 질환 사건의 리스크 감소와도 관련이 있으며, 심혈관 사망률 감소와 심혈관 결과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식이섬유 식품: 귀리, 보리, 채소, 과일
식이섬유는 혈중 LDL 감소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수용성 섬유인 베타글루칸은 장에서 콜레스테롤을 잡아서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죠. ScienceDirect에 실린 이란 연구팀의 메타 분석에 따르면 181개의 무작위 대조 시험과 220개의 치료군을 종합 분석한 결과, 수용성 식이섬유 보충은 LDL 콜레스테롤과 총콜레스테롤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수용성 섬유질이 5g/일 증가할 때마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크게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되었어요.
2008년 미국 툴레인대학교 연구에서도 식이섬유 증가가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관상동맥 심장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프실륨, 베타글루칸, 펙틴 등 여러 종류의 수용성 섬유질에서 LDL 수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용성 섬유질이 함유된 콩·식물·채소도 LDL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죠.
매일의 선택으로 만들어지는 혈관 건강

다음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을 때 콜레스테롤 수치를 ‘그냥 넘길 숫자’로 두지 마세요. 오늘의 한 끼, 이번 주의 식단, 앞으로의 선택이 그 숫자를 바꿉니다. 혈관은 말이 없지만 늘 결과로 답하죠. 지금부터라도 혈관이 편해질 선택을 하나씩 쌓아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