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캐너=양민영] 디저트 시장을 휩쓸었던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 열풍이 조금씩 잦아들자 그 자리를 채우듯 새로운 디저트가 등장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버터떡입니다.
서울 성수동의 일부 베이커리에서는 버터떡 약 150개가 8분 만에 완판되고,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오픈런’ 풍경도 등장했는데요.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버터떡, 드셔보셨나요?
키워드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네이버에서 ‘버터떡’ 검색량은 약 73만 9000건을 기록했고, 3월 누적 검색량은 576만 회로 2월 전체 검색량보다 약 157배 증가했습니다. 구글 트렌드에서도 버터떡 검색 지수는 3월 초부터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약 열흘 만에 100(최고치)를 기록하며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NS 역시 비슷한 흐름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버터떡 해시태그 게시물은 약 37,000건을 넘기며 빠르게 확산 중입니다.

버터떡, 뭘로 만들까?

버터떡은 중국 상하이의 전통 디저트 ‘황요녠가오(버터 연떡)’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찹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을 섞은 반죽에 우유와 버터를 넣어 구워 만드는 방식이 특징인데요. 재료만 보면 낯설지 않지만 이 조합이 만들어내는 식감은 꽤 새롭습니다.
겉은 바삭하게 부서지고, 속은 떡처럼 쫀득한 ‘겉바속쫀’. 여기에 버터의 고소한 풍미가 더해지면서 전통 떡과 구움과자 사이 어딘가에 있는 독특한 포지션을 만들어냅니다. 까눌레나 마들렌처럼 겉면은 캐러멜라이즈되고, 내부는 촉촉하게 유지되는 구조죠.
식감의 핵심은 전분에 있습니다. 버터떡에 들어가는 찹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의 조합이 식감의 결을 완전히 바꿔요. 특히 타피오카는 점성을 만드는 아밀로펙틴 함량이 높아 탄력 있고 쫀득한 질감을 만들어냅니다. 실제로 버터떡 유행이 시작된 이후 재료 판매량도 크게 늘었는데요.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이달 10일까지 찹쌀가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8.6%, 타피오카 전분은 37.5% 증가했습니다.
버터떡 유행의 이유

버터떡의 인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가격 접근성입니다. 버터떡의 가격은 보통 개당 2,000원 안팎으로 형성되고 있습니다. 개당 7,000원 이상까지 올라갔던 두쫀쿠와 비교하면 진입장벽이 훨씬 낮죠. 두 번째는 만들기 쉬운 구조입니다. 피스타치오나 카다이프 같은 고가 재료가 필요한 두쫀쿠와 달리 버터떡은 비교적 간단한 재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재료 접근성이 높고 레시피 구조도 단순해서 홈베이킹 레시피도 빠르게 퍼지고 있어요.
세 번째는 SNS 확산 구조입니다. 짧은 영상과 인증 사진이 유행을 만들고, 또 빠르게 다음 유행으로 넘어가게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최근 먹거리 트렌드가 SNS 중심으로 짧은 주기 안에서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특히 최근 디저트 트렌드는 점점 식감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말랑함, 쫀득함, 바삭함 같은 텍스처 자체가 콘텐츠가 되는 흐름인데요.
맛있지만… 영양적으로는 어떨까?

그런데 이런 디저트를 유행에 따라 매일 즐겨도 괜찮은 걸까요? 버터떡의 칼로리는 한 개당 약 300-400kcal로 네티즌 사이에서는 살찌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악마의 맛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주요 재료로 찹쌀가루, 타피오카 전분, 설탕, 버터 등이 들어갑니다. 즉 정제 탄수화물과 지방이 합쳐진 구조죠.
버터는 풍미를 만드는 핵심 재료이지만 동시에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입니다. 10g에 약 70kcal의 열량과 약 5g의 포화지방이 들어있어요. 여기에 찹쌀가루와 설탕이 더해지면 작은 크기라도 열량 밀도가 빠르게 올라갑니다.
또 한 가지는 혈당 반응입니다. 찹쌀은 일반 쌀보다 아밀로펙틴 비율이 높아 소화 속도가 빠른 전분입니다. 이 때문에 식후 혈당이 빠르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타피오카 전분의 혈당지수(GI)는 약 67 수준으로 백미(GI 약 84)보다 낮지만, 실제 디저트에서는 설탕과 버터가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혈당과 열량 부담이 함께 증가할 수 있어요.
버터떡 건강하게 즐기려면

그래서 버터떡은 섭취량과 먹는 방식이 가장 중요합니다. 버터떡 하나를 가끔 즐기는 것 자체는 건강에 큰 문제를 만들 가능성이 낮습니다. 문제는 이 디저트가 가진 구조에 있어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버터떡은 정제 탄수화물과 지방이 결합된 형태입니다. 이런 조합은 포만감 대비 칼로리 밀도가 높고 식욕을 더 자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방과 정제 탄수화물이 함께 들어간 음식이 뇌의 보상 시스템을 강하게 자극한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어요.
2018년 Cell Matebolism 저널에 개제된 미국과 독일 공동 연구팀의 연구에서도 지방과 정제 탄수화물의 조합이 칼로리 높은 지방이나 탄수화물 식품에 비해 더 높은 보상 반응을 유도해 섭취량이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즉 지방과 정제 탄수화물이 결합된 디저트는 ‘하나만 먹어야지’라고 생각하고도 어느새 두 개, 세 개로 이어지기 쉽다는 거죠.

특히 혈당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제 전분과 당이 많은 음식은 식후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는데, 이런 급격한 혈당 상승과 하강이 반복되면 피로감이나 공복감을 더 쉽게 느낄 수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인슐린 저항성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축적되고 있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 또는 공복혈당이 높은 사람이라면 이런 디저트를 단독 간식으로 먹기보다는 식사와 함께 소량 섭취하거나 섭취 빈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쫀득하고 끈적한 식감은 버터떡의 매력이지만 동시에 삼킴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나 고령층의 경우 충분히 씹지 않으면 기도에 달라붙어 질식 위험을 일으킬 수 있으니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유행을 맛보는 방법

검색량이 폭발하고, 오픈런이 이어지고,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흐름은 음식이 단순히 맛을 넘어 하나의 문화이자 경험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걸 말합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 익숙하면서도 낯선 조합, 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 먹어보고 싶은 호기심까지. 버터떡은 지금 시대의 디저트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비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죠.
유행은 언제나 빠르게 바뀝니다. 두쫀쿠가 지나가고 버터떡이 왔듯, 지금의 인기 역시 언젠가는 또 다른 디저트로 넘어갈거예요. 하지만 그 사이에서 단순히 유행을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성분과 영양, 소비 방식까지 이해하고 누린다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트렌드가 아니라 조금 더 현명한 식생활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